마담 클로드 (Madame Claude, 2021)
한때 프랑스의 유명 인사들을 상대로 고급 매춘을 벌이던 마담 클로드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마담 클로드'. 하나의 제국을 완성하여 지하부터 정부까지 그녀의 손아귀에 있었던 그 시절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스포있음)
1960년대 프랑스 파리에서 매춘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클로드. 본명을 숨기고 가명을 쓰며 상류층을 상대로 고급 매춘조직을 만들었습니다. 17살에 아이를 갖게 되었지만 아이의 아빠와는 다시는 만나지 못한 채 아이를 낳게 된 그녀는 자신의 엄마에게 딸을 맡기고는 성공하겠다는 마음으로 파리로 올라옵니다. 처음 그녀는 매춘 일을 하면서 돈을 벌다가 그곳에서 탈출하여 자신이 직접 조직을 만들게 됩니다. 특히 상류층을 상대로 말이죠. 그녀가 만든 조직의 여자들은 우아한 행동을 하며 상류층 사람들의 마음에 들도록 합니다. 그래서 정치계부터 법조계까지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경찰들도 그녀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해결하고, 대가로 그녀의 뒤를 봐주고 있었죠.
그렇게 하여 갑부가 되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딸과 어머니에게는 정작 소홀하여 딸로부터 제대로 된 대접도 받지 못합니다. 시골에서 파리로 데려와 도시에서 살 수 있도록 집까지 마련해줬지만, 자신들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클로드에게 화가 난 엄마는 다시 손녀와 함께 그녀의 곁을 떠나고 맙니다.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그녀라지만 너무도 외로운 그녀의 인생이었는지라 말과 달리 사랑에 빠지고 말지만, 결국 남자는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렇게 클로드는 또다시 상처를 받습니다.
클로드에겐 가장 아끼는 시도니가 있습니다. 시도니는 상류층 출신으로 이런 일을 하기엔 아깝다고 보이겠지만 오히려 시도니는 자신의 장점을 살려 성과가 좋자 클로드는 시도니를 총애하게 됩니다. 추후, 정부의 일을 도와줄 때에도 어렵고 까다로운 일에는 시도니를 보내 해결할 수 있도록 하죠. 그런 시도니는 클로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클로드는 그녀를 차갑게 밀쳐냅니다. 이후 정치계에 있는 시도니의 아버지가 클로드를 찾아오고 그 이후부터 클로드의 사업에는 점점 빨간불이 들어오게 됩니다.
그녀를 지켜주던 그녀의 친구들은 하나둘씩 잡혀가거나 사라지게 되고, 그녀의 여자였던 한 명이 클로드를 살해하려 찾아오게 되고, 설상가상 정권이 교체되면서 클로드의 목을 점점 조여 오고 있었죠. 클로드는 자신이 살 방법을 찾기 위해 TV 인터뷰도 해보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그저 따갑기만 합니다. 하는 수 없이 클로드는 프랑스 정부를 피해 미국으로 가지만 미국에서도 그녀의 죄를 알고는 추방합니다. 다시 프랑스로 돌아온 그녀는 체포되어 벌금과 함께 징역 3년을 받지만 이미 빈털터리가 된 그녀는 그렇게 홀로 살다 2015년에 생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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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클로드의 생을 단순 나열식으로 보여주고 있지만, 딱히 크게 공감할 수 있다거나, 그녀의 심리 변화가 보인다거나, 숨겨두었던 그녀의 진심이 보여진다거나 등의 이야기가 없어 조금 아쉬운 영화입니다. 약간씩 그녀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듯하였으나 '그래서?' 하는 물음을 남기고는 다음 이야기로 진행되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녀의 딸이 나중에 찾아와 자신이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아마 딸은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엄마 노릇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하지만 클로드는 자신은 그럴 가치도 없는, 이제와 엄마노릇을 하겠다는 것은 자신의 이기심이라 생각했던 것일까요? 끝까지 냉정하게 대하고 딸은 그렇게 울면서 떠나버립니다. 그런 딸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오열하는 클로드. 이 장면에서 클로드의 마음, 내면의 나약함과 외로움이 느껴졌습니다. 그녀의 심리를 오히려 내레이션을 통해서라도 보여주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녀가 만든 조직은 결국 남자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지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그녀가 돈이 많고 상류층의 남자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결국은 남자들의 꼭두각시놀음만 했던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명성과 자리를 잃지 않으려 했던 그녀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사랑 대신 냉정과 거절을 선택했지만 오히려 사랑을 조금만 베풀었다면 그녀의 삶은 외롭지 않았겠죠. 비록 그녀를 떠났지만 마지막까지 기억해준 시도니만이 그녀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도 외롭고 쓸쓸한 인생을 살다 간 그녀의 영화, 소재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쉬움이 많은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