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지만 그것이 두려운, 그냥 변화 없이 평범하게, 남들과 똑같이 살아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행복한 그곳 '변함없는 자들의 마을'. 그 마을에서 변화를 갖고 싶은 사람들이 오히려 이상하고 다르게 비치는 곳.
(스포있음)
앤더슨은 이혼하고, 직장까지 그만둔 50대 남자로 혼자 즐기며 살아보려 하지만, 그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그런 행동이 달갑지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대로 결정하고 일방적 통보처럼 이혼을 요구한 그의 행동에 오히려 그를 싫어합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오랜 지인의 초대를 받지만, 그건 의례적으로 있는 일. 하지만 앤더슨은 초대를 했다는 이유를 대며 파티에 참석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지인의 아들 찰리가 마약을 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고 말려야 하지만 자기도 모르게 함께 마약을 합니다(한 모금).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지인은 더욱 앤더슨을 싫어하게 됩니다.
그의 아들 프레스턴도 대학까지 졸업한 20대 후반의 성인이지만 직업도 능력도 없이 엄마의 집에서 같이 살며 지내고 있는 철부지 아들입니다. 엄마가 자신의 사무실에 강사로 취직까지 시켜주었지만, 오히려 학생에게 돈을 받아 도박을 하는 철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엄마의 집에서도 쫓겨나고 차에서 지내며 마을의 술가게에 배달원으로 취직을 합니다. 술 배달 중, 동창의 집에 도착한 그는 으리으리한 집에서 살고 있는 그의 모습에 위축됩니다. 설상가상 그 와중에 자신의 차는 고장이 나고, 이래저래 되는 일이 없는 자신의 모습이 한심하기만 합니다.
찰리는 10대 학생으로 집에서는 사고뭉치 아들입니다. 마약에 빠져 치료센터로 보내려 하지만, 찰리는 가고 싶지 않아 합니다. 만화를 그리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부모님은 이를 알아주지 않고, 오히려 앤더슨이 그런 능력을 알아봐 줍니다. 찰리는 앤더슨을 부모보다 더 믿고 따르려 합니다. 그가 가장 아끼는 애완동물인 거북이까지 앤더슨에게 맡기고 도망치려 하지만, 찰리는 자살하고 맙니다. 찰리가 죽던 날에도 앤더슨이 함께 있었고, 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나는 찰리의 부모는 앤더슨을 더욱 경멸하고 싫어합니다.
찰리의 죽음 이후, 시간이 지나고 프레스턴은 작지만 자신만의 집을 마련해 독립해 나가고, 앤더슨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찰리의 거북이도 그가 보살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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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내용 전개도 없이 한 남자의 일상과 그의 일상에 들어오는 아들과 10대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루하다기보다는 꽤 재밌게 보았습니다. 똑같은 다람쥐 쳇바퀴 일상이 싫어 벗어나고 싶었던 앤더슨은 오히려 변화가 있었기에 주변에서 모두 떠나고 외로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아들 프레스턴도 변화를 원했지만 도움을 받을 수 없자 도박의 길로 빠지며 외로운 인생을 살았고, 10대 찰리도 자신의 능력을 펼치며 변화를 원했지만 이를 인정받지 못하자 마약을 하며 외로움을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익숙한 것에 속아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되는 것인데, 주변 인물들은 너무 익숙한 생활과 상황에 길들여져 어떻게 변화를 줘야 하는지, 다른 것을 시도해 봐야 하는지 방법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우리도 회사-집, 학교-집-학원, 이런 생활이 계속되다 보면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어떤 취미생활을 가져야 하는지, 놀고 싶고 쉬고 싶은데 방법을 모를 때가 있는 것.. 그것과 비슷한 맥락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앤더슨, 프레스턴, 찰리가 왜 그런 행동을 했고, 왜 그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는지를 생각하고 접근하기보다 그런 모습을 비난하고 헐뜯고만 있는 모습들이 어리석기만 합니다. 마치 자신들은 정말 잘 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 때문에 그렇게 된 거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요. 오히려 그들이 더 불행한 삶 같은데 말이죠.
영화를 보면서 나는 변화를 두려워하는지, 어떤 변화를 주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변화를 주며 살아갈 것이지 돌이켜보고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재미로만 본다면 지루하고 답답하지만 인생을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싶다면 볼 만한 영화 '변함없는 자들의 마을'입니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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