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노미네이트 11개 부문, 골든글로브 감독상 수상.. 좋은 성적을 거둔 영화 '휴고'. 파리의 기차역에서 시계탑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소년에게 일어나는 모험 같은 이야기. 마음이 따뜻해지는 내용을 기대하며 보게 된 영화 '휴고'.
(스포있음)
휴고는 파리의 기차역에서 시계탑을 관리하며 혼자 살아가고 있는 소년입니다. 시계를 수리하는 아버지는 가게와 박물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박물관 지하실에서 버려진 태엽 인간 기계를 가지고 옵니다. 아버지와 함께 고치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지만, 갑자기 박물관에서 일어난 화재사고로 한순간 고아가 되어버린 휴고. 하지만 다행히 기차역 시계탑 관리인인 삼촌을 따라나섭니다. 그렇지 않으면 고아원으로 보내지기 때문이죠. 술주정뱅이 삼촌은 휴고에게 시계탑 관리일을 맡기고는 나가버리고, 휴고는 그곳에서 혼자 지내며 시계탑들을 관리합니다. 아버지와 함께 고치던 태엽 인간 기계도 함께 고치며 말이죠. 역 관리인의 눈에 띄면 고아원으로 끌려가게 되기에 항상 숨어 지내는데 그 모습이 너무 짠합니다.
필요한 부품을 구하기 위해 역전에 있는 장난감 가게에서 부품을 훔치다가 들킨 휴고는 인간 기계의 내용이 정리된 노트를 가게 주인인 조르주에게 뺏기고 맙니다. 노트가 있어야 인간 기계를 고칠 수 있기에 달라고 하지만, 조르주는 노트를 태워버리고.. 하지만 조르주와 함께 살고있는 이자벨은 노트를 태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라고 용기를 줍니다. 휴고는 인간기계를 고치기 위해 조르주를 다시 찾아가고, 그의 가게에서 일하며 그동안 훔친 부품값에 대한 보상을 하면 다시 돌려주겠다고 합니다. 가게에서 일하면서 이자벨과 친해진 휴고는 서로의 이야기도 공유하고, 시계탑 구경과 인간 기계도 보여줍니다. 기계 뒤에는 하트 모양의 열쇠 구멍이 있는데, 이자벨이 하트 모양 열쇠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열쇠를 넣고 돌려보니 기계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글자를 쓰는 줄 알았던 기계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휴고의 아버지가 처음으로 봤던 영화 달에 로켓이 박히는 장면(영화 달나라 여행)을요. 이건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라며 무언가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조르주의 집을 찾아가는데, 그것을 본 할머니는 놀라며 그림을 치웁니다.
과거 뛰어난 영화제작자였던 조르주는 높은 평판을 받았지만, 2차 세계전쟁 이후 영화산업이 망하고 이와 함께 그도 점점 잊히게 되었고 그때 받은 마음의 상처로 조르주는 신분을 숨긴 채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모두 없어진 줄 알았던 그의 필름 중 하나를 그를 존경하는 교수가 가지고 있었고, 인간 기계를 고친 휴고의 노력에 조르주는 다시 마음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그를 기억하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동안 그가 만들었던 영화를 상영합니다.(필름은 여러 노력 끝에 많이 발굴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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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영화산업이 이렇게까지 발달할 수 있도록 해 준 조르주 멜리에스를 기리는 영화의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인간 기계를 고치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 다 고쳐지면 휴고와 아버지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줄까? 휴고를 외롭지 않게 해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이자벨과 모험을 떠날 것 같은 기대를 하게 해 주었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게 조르주의 이야기로 흘러가더니 그의 내용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조르주가 제작한 영화가 잠깐 나오지만 스토리와 영상기법과 효과 등이 그 당시에 만든 영화라고 하기엔 너무 잘 만들어져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의 노력이 현재 영화산업의 발판이 될 수 있었기에 조르주 멜리에스를 영화가 끝난 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기차역과 파리의 모습은 차갑고 어두운 모습도 있지만 반면 따뜻하고 예쁜 색감도 함께 연출하여 파리의 이면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갱스 오브 뉴욕', '셔터 아일랜드'처럼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했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이런 영상을 했다는 것이... 그리고 3D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영상은 정말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한순간에 고아가 되어 춥고, 어둡고, 습한 곳에서 살게 된 휴고. 제대로 된 식사도 못 해 빵을 훔치고 숨어 지내는 모습이.. 자신 스스로는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요. 또 분하기도 하고요. 고아원으로 끌려가지 않으며 역 관리인에게 붙잡힌 휴고가 하는 말 "나도 내가 왜 혼자 있는지 모르겠어요."이 말이 강렬하게 가슴에 다가왔습니다. 보살펴주는 사람이 없으면 무조건 고아원으로 끌고 가는, 사람 취급도 안 해주는 역 관리인의 모습은 당시 파리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었겠지만.. 너무도 냉정하기에 정이 뚝.. 떨어지는 스타일.
휴고도 조르주도 모두 행복을 찾는 것으로 끝나.. 보고 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 '휴고'. 크리스마스에도 꽤 잘 어울릴 것 같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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