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크리스마스 (Just Another Christmas, 2020)

태어나 처음으로 본 브라질 영화 '오늘도 크리스마스'. 코미디 연기만 할 것 같이 생긴 아저씨 얼굴이 재밌어 보여 보게 되었는데, 재미는 없었고, 어른한테 저렇게 해도 되나.... 싶은 정도로 막 나가는 행동들에 보면서 당황스럽기만 했던 영화입니다. 하지만 보고 나면 따뜻한 감동과 교훈을 주는, 누가 봐도 딱 크리스마스 영화 '오늘도 크리스마스'입니다.

 

(스포있음)

 

조르지의 생일은 12월 25일 크리스마스입니다. 그래서 어릴 적부터 친구와 함께 즐거운 생일파티를 해 본 적이 없죠. 다들 가족과 함께 보내기 위해 떠나고 없었기에 항상 생일 사진은 부모님과 조르지뿐입니다. 그래서 성인이 된 후에는 크리스마스를 싫어하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며 생일과 크리스마스를 별 차이 없이 보내게 되었는데... 라우라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된 후 크리스마스를 그냥 넘겨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게 되니 크리스마스 때마다 선물 준비하랴, 가족들과의 파티를 위해 장 봐오고, 매번 터지는 사건사고들을 수습해야 하고.. 가뜩이나 크리스마스가 싫었는데 더 싫어지게 된 조르지. 크리스마스가 끝났다 생각하고 눈을 떴는데, 화장실 거울에 붙어있는 쪽지! 선물사오기!!! 조르지는 너무 놀라 아내에게 내려가는데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크리스마스 파티 음식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에 더욱 놀랍니다. 분명 어제가 크리스마스였는데 오늘이 또다시 크리스마스라니... 

 

2010년에서 이번에는 2011년 크리스마스입니다. 하룻밤 사이 벌써 364일이 지나버렸던 것이죠. 또 자고 일어나면 1년 후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계속 반복되자 어느 순간부터는 아예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버려 혼자 크리스마스를 넘겨 버립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어느새 아이들도 훌쩍 성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크리스마스 때마다 수면제를 먹고 잠들어버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모르는 조르지는 갑자기 변해버린 자신의 주변 상황이 이상하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아내는 어디 가고 이상한 여자가 자신의 비서라며, 함께 산지 몇 개월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자신이 모르는 364일 동안 다른 조르지가 어떤 행동들을 하고 다니는지 궁금하기만 한데.. 틀어진 상황을 다시 되돌리려 조르지는 노력하고 결국 라우라의 마음을 돌려 그녀의 도움을 받아 재결합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후 매번 크리스마스 때마다 여행을 다니며 즐거운 추억을 쌓아가지만, 그의 딸이 유방암에 걸려 자신보다 먼저 죽게 됩니다. 딸이 남긴 손주를 보면 더욱 마음이 아프기만 합니다.

 

수십 년의 시간이 흘러서야 크리스마스에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다시 되돌릴 수 없기에 조르지는 슬프기만 합니다. 생일 케이크를 들고 들어오는 가족들, 사람들은 소원을 빌어보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소원을 빌어본 적이 없는 조르지는 잠시 머뭇거리지만, 정말 원하는 것이 있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빕니다.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떴는데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 다시 과거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제 조르지는 크리스마스를 싫어하기보다 누구보다 좋아하고 가족들을 위해 사랑을 마구마구 쏟아줍니다. 이제 조르지는 크리스마스만을 기다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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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억지웃음을 자아내는 듯한 유머 코드가 조금씩 지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또 저거야? 하면서 이상한 말장난이 빨리 끝나기 만을 바라게 되는.. 그리고 전반적으로 조금 시끄러운 영화입니다.

 

크리스마스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사랑하는 마음이 소중하다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모두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의미도 점차 퇴색되어 가고, 산타 할아버지와 선물을 기다리는 아이들만이 가장 소중한 날이 되고 있죠. 우리나라의 명절이 아니라 공감이 작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함께 있는 사람들, 사랑하는 마음, 지금 이 순간 함께하는 모든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영화 '오늘도 크리스마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