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부부의 이야기라는 것에서부터 벌써 마음이 짠해지는, 그래서 보게 된 영화 '가질 수 없는'. 아이만 보면 부러운 부부와 아이들이 없는 그들을 부러워하는 부부. 서로에게 없는 것을 부러워하고 욕심내는 것이 사람 마음인지라.. 과연 주인공 부부는 슬픔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스포있음)
알리스와 니클라스는 결혼 7년 차 부부이지만 아직 아이가 없습니다. 불임클리닉을 다니며 4번의 시술을 받았지만 계속 실패하게 되고, 이에 의사는 부부에게 휴식을 가져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니클라스는 상심한 알리스를 친절하게 보살피며 바다가 보이는 펜션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하지만 알리스는 이미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라 사소한 것에도 날카로워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조용한 곳에서 쉬었다 가려고 했으나, 옆 방에 놀러 온 한 가족. 아들과 딸이 있는 단란한 가족의 모습에 알리스는 부러운 마음입니다.
옆 방 가족은 잠시도 조용하지 않습니다. 아들, 딸 모두 챙기고 돌보느라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는 가족. 딸은 알리스에게 소리 없이 찾아와 말을 걸고 마치 자기 방인 듯 행동합니다. 알리스는 그런 아이의 모습이 사랑스럽기도 하고, 아이를 갖고 싶은 마음에 부럽기도 하고.. 니클라스는 그런 옆 방 가족을 행복한 듯 쳐다봅니다. 알리스는 니클라스의 모습에 괜히 화가 나서 트집을 잡거나 조금은 못된 행동을 합니다. 또한 몇 달째 자신과 관계를 갖지 않는 니클라스가 답답하기도 합니다.
둘만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휴가를 왔지만 니클라스는 자꾸 옆 방 가족과의 시간을 갖고, 그것이 싫은 알리스는 반항적인 아이처럼 행동합니다. 니클라스는 알리스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고 옆 방 남편이 로메드와 암벽등반을 가서는 속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알리스도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할 곳이 없어 객실 프런트 직원을 붙잡고 이야기하는데 그러고 나니 조금은 속이 시원해지는 것 같습니다.
옆 방 아들은 사춘기인 듯 부모 말에 반항하고, 자신을 건드리지 말라며 혼자 행동하며 겉도는데 그런 모습이 싫어 그들은 알리스와 니클라스에게 아이가 없는 것이 부럽다고 합니다. 이 말 때문인지 아들은 약을 먹고 자살기도를 하고 병원에 실려가는데 다행히 깨어납니다. 이 소식을 들은 알리스와 니클라스는 서로를 위로하며 휴가 와서 냉담했던 관계가 다시 정리되기 시작합니다. 둘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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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결말도 딱히 없이 끝나기에 영화가 끝나고 어! 하고 멈칫했습니다. 그래서 부부가 아이를 갖기 위해 노력한다고? 아님 포기한 거라고? 뭔가 시원한 결말이 아니기에 앞으로 다시 돌려 어떤 결말을 낸 건가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딱히 어떤 결론을 내린 것은 아니고, 자신들이 그동안 아이 문제에 치여 행복한 생활을 하지 않았던 것 같은..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지 못하고 끙끙거리며 안고 지내왔던 것.. 이런 것들을 옆 방 아들의 사고로 인해 모두 털어버리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돌아온 일상.
알리스 부부는 아이를 부러워하고, 옆 방 부부는 아이가 없는 그들을 부러워하는 모습에, 사람들은 자신이 갖지 못하는 것에 대한 동경심, 부러움이 있음을 표현해주고 있었죠. 저 또한 아이가 없을 때는 아이가 있는 부부가 부러웠지만, 아이가 있는 지금은 행복하면서도 둘만의 시간이 부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욕심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며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행복해함을 더욱 느껴야겠다는.. 반성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불임부부의 이야기로 시작이 되었지만, 모든 부부들이 한 번쯤 보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서로가 처한 상황에 대해 감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져 소홀하게 되는 관계들을 사소한 대화를 통해서라도 극복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계속 가질 수 있도록.. '가질 수 없는' 것이 없어지는.. 모두 가지고 있어 행복하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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