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남겨두고 떠나야 하는 부모의 상황을 그린 영화들.. 너무 생각하기도 싫은 상황이기에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선뜻 생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사랑의 마음을 보고 싶은, 잔잔한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도 있기에 결국 보게 된 영화 '아들에게'입니다.
(스포있음)
난소암 말기 환자인 엄마 마리아는 이제 치료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병원에 입원해서 죽을 날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 하지만 마리아는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유머 코드를 잃지 않고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남은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남편도 마리아 앞에서 울거나 약한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당차게 자신의 일을 하며 씩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세 살인 아들 토미는 엄마의 병실에 놀러 와 트랜스포머처럼 움직이는 침대가 신기할 뿐입니다. 마리아는 아프지만 토미와 함께 놀아주고, 클레이도 만들며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소중히 보내려 합니다. 아직 토미에게 해 줄 이야기가 많은 마리아는 노트 한 권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빼곡히 적어가기 시작합니다.
SNS에도 자신의 암투병 생활을 올리던 마리아의 이야기가 누구의 일인지는 모르지만 신문에 기삿거리로 크게 실리게 됩니다. 그리고 유명세를 타게 되며 TV프로에서 전화 인터뷰도 하게 됩니다.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관심, 그리고 친구들의 지극한 정성과 간호 속에서 힘든 시간을 이겨내며 지내고 있습니다.
내과 과장은 마리아의 상태를 진찰하며 그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노트 한 권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가 되자 마리아는 과장에게 날짜를 정하자고 합니다. 말기 진정치료를 받으며 주변 사람들과 자신이 더 이상 힘들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병원 측에서는 의사가 먼저 권해야 하며, 인터뷰를 통해 병원도 유명세를 타게 되었기에 혹시라도 잘못된 기사가 나갈까 봐 조심하고 있습니다. 뜻대로 되지 않자 마리아와 남편은 집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안락사를 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하지만 안락사를 위해서는 심장 안에 관을 삽입하는 수술을 병원에서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병원에서 쉽게 해 줄리가 없습니다. 사람을 살리려 의사가 되었지, 죽이기 위해 의사가 된 것이 아니라는 담당의사의 말에 수술을 포기하고 링거에 약을 투여해서 안락사를 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꾸려 합니다. 안락사를 하게 될 경우 남편이 직접 하기로 약속했던 터라 남편은 방법을 모두 알아두는데 다행히 내과 과장의 도움으로 말기 진정치료를 받게 됩니다. 단, 외부의 시선을 조심하기 위해 치료기간을 길게 잡고 말이죠. 마리아는 말기 진정치료를 받고 7일 후에 숨을 거두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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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떠나야 하는 엄마, 부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영화 '아들에게'. 아들이 커가면서 해주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지만 그것을 다 못하기에 노트에 하나하나씩 적어가는 모습이 너무 애잔했습니다. 바라만 봐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지 못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마음 아프고 슬픈 일인 줄 알기에.. 그러나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선물을 해주는 마리아의 모습이 억지로 눈물을 쥐어짜게 만드는 신파극보다 훨씬 더 감동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눈물샘 터져라! 하는 듯한 전개가 아닌 것이 더 마음에 들었고요. 시한부 인생을 받아들이는 마리아와 남편의 모습에 만약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절로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아들이 엄마를 기억하지 못할까 봐 너무도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전달되지 못하기에 노트에라도 적어서 그 마음을 표현하려 했던 마리아의 마음이 영화 중간중간 나오는 내레이션을 통해 전달되는데 문장 하나하나에 눈물이 맺히게 되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영원한 것은 없어. 아이스크림도, 영화도, 나쁜 일도, 엄마도.. 그래도 엄마는 네 마음속에 있을거야. 네가 다른 사람의 마음 속에 들어갈 때까지. 그러니 아무것도 죽지 않아. 어떤 것은 항상 지속된단다." 엄마가 없더라도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남아있다는 뜻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문장인데,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꾹꾹 누르며 표현하는 것에 마음이 더욱 아팠던 것 같습니다.
"가끔 엄마도 생각해 주겠니?" 아들로부터 잊히기 싫은 엄마의 마음이 담긴 문장. 하지만 강요가 아닌 아들의 생각과 마음을 더 존중해주는 듯한 말투. 이런 게 정말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요. 너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담담하게 마음을 울리는 영화 '아들에게'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책을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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