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여성 퀴어 영화로 재밌게 보려고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의외로 우리의 연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였습니다. 얼마 전에 봤던 '엘리사와 마르셀라'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의 영화라 재밌게 봤습니다.
(스포있음)
살아가는 데 있어 생각이 많은 니마는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어두운 소녀입니다. 연기자가 직업인 그녀는 자신의 소신대로 연기를 하지만, 감독과 의견 차이가 생깁니다. 친구들과 함께 클럽에 간 니마는 그곳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세르히우를 보게 됩니다. 자유분방하고 자신의 의견을 바로바로 표출하는 그녀가 니마는 자신과의 다른 모습에 끌리게 되고, 세르히우도 반대되는 성격의 니마에게 끌리게 됩니다.
세르히우는 24시간 동안 단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으면서 연애를 하자는 제안을 하지만, 즉흥적이지 못한 성격의 니마는 다음 날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안된다는 핑계 아닌 핑계를 대고 세르히우와 헤어집니다. 하지만 감독과의 의견 차이로 니마의 역할 배우가 바뀌게 되면서 나이마는 세르히우를 생각하고 찾아갑니다. 다시 찾아온 니마를 세르히우는 반갑게 반겨주지 않습니다. 왜 다시 찾아왔는지, 솔직하게 그녀의 감정을 이야기해주길 바라지만, 니마는 돌려서 그녀의 감정을 이야기합니다. 어쨌든 24시간을 함께 보내게 된 두 사람. 잠도 안 자고 계속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한 시간에 한 번씩 섹스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니마는 세르히우의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모습이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세르히우 역시 표현은 안 했지만 감정에 솔직하지 못한 니마가 답답해지기 시작합니다. 감정을 이끌어내려 했지만, 그런 세르히우의 모습에서 니마는 공포를 느끼지만, 이를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뒷걸음치는 니마. 결국 그들은 24시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헤어지게 됩니다. 서로의 일상으로 돌아간 그녀들은 아직 서로의 잔상이 남아있지만 그것을 품고 잊어가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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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퀴어영화라 하기엔 우리의 연애 모습을 담고 있어 보면서도 공감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자신과는 다른 모습에 이끌려 너무 좋아 서로를 알아가려 붙어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부분들로 인해 싸우고 부딪히게 되는.. 연애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에서는 이것을 24시간 동안 모두 보여주고 있는 것이지요.
다름을 이해하고 맞춰가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를 잘 해결하고 넘어간다면 성공한 연애가 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싸우다 헤어지기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죠. 누가 더 사랑하고, 덜 사랑하는가는 차이가 없습니다. 니마와 세르히우도 서로를 너무 사랑했지만 감정표현이 다르다 보니 이를 서로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지치게 된 것이죠. 너무 과하지도, 덜 하지도 않게 중립을 지키며 감정을 표현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보니.. 감정을 전달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듯합니다.
대사 중 "10년을 연애한 사람들은 결혼하면 잘 살 것 같아? 1년 후 이혼해."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연애를 오래 했건 짧게했건 간에 기간은 상관없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얼마나 이해해주고 맞춰가려 노력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니까요. 연애 과정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면 '덕 버터'를 한 번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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