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신작 소개로 올라온 후부터 찜한 콘텐츠로 계속 묵혀두다가 이제야 보게 된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 우주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일까... 아니면 지구의 종말에서 오는 재난 이야기일까.. 간략 줄거리만 봤을 때는 정신없이 진행될 것 같은 느낌에 그다지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왜 이제야 봤을까.. 후회되는 영화였습니다.
(스포있음)
모든 사람들이 대피하고 있는 지구. 오거스틴 박사는 홀로 북극 기지에 남아 남은 인생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스스로 혈액을 투석하며 지구의 종말을 보고 있던 그는, 우주에서 업무를 마치고 귀환하고 있는 에스테르호를 보게 됩니다. 에스테르호에 탑승하고 있는 5명의 선원들. 지구로의 귀환을 막기 위해 통신을 시도하지만 안테나의 신호가 약해 연결이 되지 않습니다.
에스테르호는 집으로 복귀한다는 즐거움에 기분이 좋은 선원들. 그중 임신한 여성은 에스테르호의 선장과 연인 사이입니다. 지구의 상태를 모른 채 복귀하는 그들은 관제센터에 계속 연락하지만 대답이 없고, 자신들의 상태를 알리고 지구의 소식을 듣기 위해 다른 나라까지 연락을 시도하지만 아무도 그들의 연락에 대답이 없습니다.
과거, 오거스틴은 우주에 대한 발표회장에서 자신의 연구에 관심을 보이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그들은 연인관계가 됩니다. 하지만 일에 몰두한 오거스틴은 그녀의 연락에도 응답이 없고, 오로지 연구에만 매진하다 보니 여자는 점점 지쳐가게 됩니다. 임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지만 오거스틴은 반응이 없고, 결국 여자는 오거스틴을 떠나게 됩니다. 그녀에게는 딸이 있는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했냐는 오거스틴의 질문에 직접 이야기하라는 여자. 그렇게 그들은 헤어지게 됩니다.
오거스틴은 혼자 남아있는 북극 기지에서 숨어있던 여자아이를 발견합니다. 아이의 이름은 아이리스. 오거스틴은 자신의 상태로는 아이를 돌봐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자신이 아니면 보살펴 줄 사람이 없기에 힘들더라도 아이를 보살펴주려 합니다. 에스테르호에 연락을 하기 위해서는 안테나의 신호가 강한 곳으로 가야 하기에 그는 아이리스와 함께 힘든 여정을 선택합니다. 눈보라를 뚫고 며칠에 걸려 도착한 그곳에서 다행히 신호가 잡히고 드디어 에르테스호와 연결이 되는데...
드디어 지구의 오거스틴과 연결이 닿은 에르테스호. 하지만 우주 유성의 공격으로 안테나와 통신기기가 고장이 나게 되고 그것을 고치던 도중 사고로 대원 한 명을 잃게 됩니다. 임신한 여성은 다시 연결된 통신을 통해 오거스틴과 이야기를 하고, 지구는 이제 희망이 없으니 조사연구를 하던 K-23의 행성으로 돌아가라는 제안을 받습니다. 대원들은 고민하던 끝에 임무를 마치고 꼭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한 남성과 그의 친구는 지구로 돌아가겠다는 선택을 하게 되고, 선장과 그의 애인은 오거스틴의 제안을 받아 다시 돌아가기로 합니다. 오거스틴은 그 말을 듣고 안심을 하며, K-23은 어떤지 물어보는데.. 그곳에 대한 설명을 하던 여성은 어릴 적 오거스틴과 함께 일했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은 아이리스.. 바로 오거스틴의 딸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오거스틴은 딸을 구하고, 아이리스는 희망을 안은 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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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종말과 관련된 영화이지만 굉장히 잔잔하게 진행되어 다소 지루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재미없지 않습니다. 보는 동안 영화 '그래비티'가 생각났을 정도로 굉장히 몰입도가 있고, 우주가 주는 신비감과 긴장감도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스토리가 초반에 비해 조금 빈약해져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로 흘러간 감이 있지만, 그전까지 지구에서 오거스틴과 아이리스가 함께 한 시간들, 우주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일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명성을 얻었지만 나중에 자신의 곁에 남게 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외로운 삶을 살아가던 오거스틴의 앞에 나타난 한 소녀. 결과적으로 그의 착시, 환영이었지만 젊은 시절 그가 버렸던 애인과 딸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인해 죽기 전 끝까지 보살펴 주고 싶었던 그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리스와 시간을 보내며 우주로 연락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떠나는 그 길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딸을 지켜주고 싶은 아버지의 간절한 마음이었으니까요. 성인이 된 아이리스는 오거스틴이 왜 그렇게까지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녀를 위했다는 마음은 알아주었기에 그것만으로도 오거스트는 만족했을 것입니다.
임신한 아이리스는 아무 희망도 없는, 그녀와 애인만 남은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려는 다짐을 하는 모습에서 지구가 멸망하였음에도 새로운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영화가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지구로 향한 두 명의 대원들은 과연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도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적인 생각도 할 수 있었고요. 스토리가 후반부에 약해진 것만 제외하고는 조지클루니가 감독, 주연한 영화로는 굉장히 성공적인 영화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지클루니의 연기력도 굉장히 빛을 발했다고 볼 수 있고요.
재난영화, 종말 영화가 주는 잔잔한 감동과 여운, 그리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미드나이트 스카이'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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