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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조각들 (Pieces of a Woman, 2020)

드라마 . 판타지

by stella_taurus 2021. 1. 13.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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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여성이 아이를 잃게되는 경험하면서 일어나는 변화들과 심리를 묘사한 영화이기에 알림까지 설정하고 기다리고 있던 영화 '그녀의 조각들'. 여주인공 바네사 커비의 연기력이 정말 돋보였던 영화입니다.

 

(스포있음)

 

마사와 숀은 곧 태어날 아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조산사를 통해 아기를 낳기로 한 그들은 점점 진통 주기가 짧아지는 것을 느끼고서는 담당 조산사에게 연락을 하지만, 하필이면 다른 출산을 돕고 있는 상황이라 마사에게 올 수가 없습니다. 다른 조산사가 마사의 아기를 받아주러 왔지만, 마사는 마음이 놓이지 않습니다. 아기의 심장박동을 확인하고 자리를 정돈하고 이제 마사를 눕히는데, 푸쉬 전 아기의 심장박동을 확인하는데 소리가 심상치 않습니다. 조산사는 숀에게 병원에 가야 한다고 하지만 마사는 이를 거절하고는 집에서 낳기를 고집합니다. 조산사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 쉬지 않고 푸쉬를 시키고 다행히 아기가 태어납니다. 한숨 돌린 조산사는 아기의 숨소리가 이상한 것을 알고는 아기를 보는데.. 결국 아기는 죽고 맙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마사는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출근하지만 사실 마음속에는 아이를 잃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숀과의 시간도 피하고 있습니다. 숀은 마사와 이야기를 하면서 슬픔을 이겨내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기에 더욱 감정이 격해지고 있습니다. 마사의 엄마는 표출하지 않는 마사 대신 조산사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마사의 슬픔을 사람들에게 알려주려 합니다. 하지만 마사는 엄마의 이런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고, 사사건건 엄마와도 부딪히게 됩니다.

 

숀은 마사와의 관계가 원만해지지 않자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주게 되고, 마사는 아기의 시신을 대학병원에 기증합니다. 아무도 마사의 마음을 이해해주려 하지 않고 오로지 조산사의 소송에서 이기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마사와 숀의 관계는 정리가 되고, 조산사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하게 된 마사. 마사는 그동안 사과에만 집착해서 사과향을 맡고, 씨앗을 모아 발아시키려는 듯한 행동을 하는데 그것들이 모두 태어난 아기에게서 사과향이 났었기 때문.. 사과향을 맡으며 마사 나름대로 아기를 기억하고 아픔을 정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재판에서 마사는 조산사도 그 어느 누구도 잘못이 없었음을 이야기해 줍니다.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스스로 온전히 딸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재판 중 휴식시간에 사진관에 가서 아기가 태어났을 때 숀이 찍었던 사진을 찾는데 그 사진을 보며 마음의 정리를 완전히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재판 중 증인으로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도 하고요.)

 

시간이 흐른 후, 큰 사과나무 위에 예쁜 여자아이가 올라가 사과를 따서 한입 먹습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가려 보이지는 않지만 마사가 아이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죠. 그렇게 마사는 아픔을 묻고 예쁜 아이를 선물 받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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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잃은 아픔에 대해 부모가 겪는 심리 변화를 잘 나타낸 영화라 생각됩니다. 각자의 방식대로 아픔을 이겨내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다름의 방식에서 부딪힘이 생기고 그것을 이기지 못해 부부간의 관계도 정리가 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게 되었죠. 서로 대화를 통해 함께 이겨나가야 하지만 이야기를 할수록 슬픔만 커지기에 멀리하게 되는 사이.. 얼마 전에 봤던 애니메이션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이 생각났습니다. 

 

마사의 엄마처럼 과연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일까요? 그렇게 해서라도 내 잘못이 아니었다는 것을, 나에 대한 동정심을 더 얻고 위로받는다면 그것도 방법일 수 있지만, 결국 마사, 마사의 엄마, 조산사 모두에게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았을 것입니다. 잠깐이었지만 순간의 아기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천천히 상처가 아물어가는 마사의 모습이 안쓰러웠지만 행복해 보였습니다. 

 

출산 장면에서 마사의 연기도 정말 최고여서 초반 30분 동안 몰입도를 높여주어 영화에 더 집중할 수 있었고요. 그래서 마사의 행동과 마음에 더 공감이 되는 것 같습니다. 모처럼 좋은 영화 한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의 조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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