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이었는데 아이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9년 후, 갑자기 나타난 아이와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베스와 남편 팻. 시카고에서 열리는 동창회에 참석하기 위해 분주한 베스는 빈센트의 이름을 부르며 빨리 나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큰형 빈센트는 둘째 동생 벤을 찾고 있었죠. 워낙 숨바꼭질을 좋아해서 한참을 찾아다니지만 보이지 않는 벤. 빈센트는 다급하기만 합니다. 안방 향나무 상자 안에 숨어 있었던 벤은 문이 잠겨 나올 수가 없었던 것이었죠. 벤을 찾은 빈센트는 엄마와 함께 가기 싫다고 하지만 아빠는 식당에 출근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베스와 함께 시카고로 떠납니다.
차 안에서도 말썽만 부리는 벤과 그를 잘 보살펴주는 빈센트. 막내 동생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베스는 빈센트에게 신경을 써줄 수 있는 여유가 없습니다. 동창회 장소인 호텔에 도착하고 많은 친구들을 만나 인사를 나눈 베스는 방 열쇠를 받기 위해 가야 하지만 사람이 너무 많아 아이들과 함께 이동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베스는 빈센트에게 벤의 손을 꼭 잡고 있으라고 하고는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다시 돌아온 베스는 벤이 보이지 않자 빈센트에게 물어보죠. 손이 아프다고 잡기 싫어서 잠시 놓았다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 벤. 동창생들과 다 함께 호텔 구석구석을 찾아보지만 벤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순식간에 잃어버리게 된 벤.
(스포있음)
담당 형사인 캔디는 베스를 진정시키며 반드시 아이를 찾을 것이라고 합니다. 시카고 전체에 벤의 실종 이야기가 기사화되고, 친구는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자가 되어 아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몇 주가 지나도록 소식이 없는 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에게서도 잊혀 가는 벤의 실종. 베스도 결국 정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팻을 비롯한 다른 식구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 함께 모여 즐겁게 보내려 하는데, 사실 베스는 내키지가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계속 잠만 자고, 빈센트의 하교 픽업도 놓치고, 막내 동생이 울어도 신경 쓰지 않는 엄마를 대신해 새벽에 빈센트가 우유를 먹여주는 등 베스는 무기력한 상태로 지내고 있었죠.
빈센트는 그런 엄마를 볼 때면 누구도 빈센트를 탓하지 않았지만 자꾸 숨게 되고, 얼굴은 더욱 슬픈 표정이 됩니다. 할머니가 벤의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가져온 것을 보고 베스에게 이야기한 빈센트. 식구들 모두 벤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돌아오면 알려주려는 할머니의 마음이었지만, 선물을 보고 베스는 참았던 감정이 폭발하고 맙니다. 하지만 남은 아이들에게도 엄마인 베스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생활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사진작가의 일도 다시 시작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엄마가 되려는 베스.
그렇게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베스의 가족은 시카고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팻이 자신만의 식당을 개업하기 때문이었죠. 빈센트도 훌쩍 자라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치는 집안의 문제아가 되었습니다. 벤을 가슴에 품고 그렇게 버티며 지내던 어느 날, 현관문 두드리는 소리에 나간 딸을 뒤쫓아 내려간 베스는 문 앞에 서 있는 남자아이를 보고 그대로 굳어버립니다. 바로 9년 전 실종되었던 벤이 나타났던 것이죠. 그것도 바로 2블록 떨어진 거리밖에 되지 않는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는 그 아이.
딸은 이미 그 남자아이를 알고 있었고, 이름은 샘이라고 합니다. 잔디깎이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왔다고 하자, 베스는 당장 해도 괜찮다며 집으로 샘을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샘의 사진을 몰래 찍죠. 팻에게 샘의 사진을 보여주자, 팻도 틀림없는 벤이라고 합니다. 일단 캔디에게 연락해서 이 사실을 알리는 베스. 캔디는 섣불리 나서면 안 된다며 친자식이 맞다는 확실한 증거를 확보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죠. 지문이 일치하다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샘의 집을 찾아갑니다.
샘의 아빠는 갑자기 들이닥친 경찰에 놀라고, 집 안에 들어갔던 베스는 동창생의 사진을 보고는 놀랍니다. 동창생은 벤이 태어난 같은 해에 아이를 낳았지만, 죽게 되었고 이후 정신적 문제로 우울하게 지내다가 동창회에서 같은 또래였을 벤을 보고는 납치했던 것이죠. 그리고 멀리 도망갔다가 시카고로 돌아와 결혼하고 샘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함께 지내다가 5년 전에 자살했다고 합니다. 너무도 어이없는 상황이었지만 어찌 되었든 아들을 다시 찾았기에 베스와 팻은 그저 기쁘기만 할 뿐이죠.
영문도 모른 채 베스의 집에서 살게 된 샘. 모두들 샘을 반겨주지만, 샘은 갑자기 아빠와 떨어지게 되어 그저 힘들기만 합니다. 하지만 배스와 팻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는 않아 샘도 나름대로 적응하며 지내려고 하죠. 그런 샘을 보며 빈센트는 간직하고 있던 벤의 인형도 몰래 놓아주고, 옆에서 잠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마치 무언가 말하고 싶은 것처럼... 베스는 식당에서 파티도 하고, 가족들을 부르며 벤이 돌아온 것을 즐기려 하지만, 그들이 알고 있는 벤이 아니었습니다.
샘은 밤마다 몰래 나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잤고, 추수감사절이 되자 아빠에게 돌아가고 싶다며 화를 냅니다. 팻은 그런 샘에게 안 된다며, 가족은 우리라며 거절하는데 그 모습을 보는 베스의 마음이 좋진 않습니다. 결국 베스는 샘을 다시 돌려보내자며 팻을 설득하려 하지만 팻은 화를 내고, 결국 베스는 샘을 돌려보내죠. 이후 빈센트는 밤늦게 음주운전으로 경찰서에 갇히게 되고, 팻은 이 상황에 사고를 치는 빈센트에게 더더욱 화가 나기만 합니다. 면회를 온 베스에게 캔디는 아마 빈센트도 관심을 받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지죠.
베스는 빈센트의 손을 잡아줍니다. 벤의 실종 이후, 그날의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던 그들. 하지만 마주 잡은 손에서 빈센트도 무언가 느꼈겠죠. 빈센트도 풀려나서 집으로 돌아온 고요한 밤, 밖에서 농구공을 튕기는 소리가 들리자 빈센트는 밖을 쳐다봅니다. 거기엔 샘이 서 있었고, 왜 왔냐는 물음에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이야기하는 샘. 지난번 베스와 함께 있던 샘은 향나무 냄새를 맡았고, 어릴 적 형과 함께했던 숨바꼭질이 생각났던 것이죠. 그리고 자기 형이 아니냐며, 형이라고 부르는 샘. 빈센트는 그날 자신이 일부러 손을 놓으며 꺼지라고 했다고 말합니다. 샘은 꺼지라는 말은 동생한테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말이라며 웃어주는데 그 모습에 빈센트의 마음도 안정된 것 같아 보입니다.
그렇게 빈센트와 샘은 함께 농구를 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베스와 팻은 다시 침실로 올라갑니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과 사건의 발단이 되었던 형의 복잡한 마음이 잘 표현된 영화 '사랑이 지나간 자리'. 시간이 지나도 찾을 수 없는 아이를 가슴에 품고, 지내는 엄마의 모습이.. "난 지금 눈덩이 아래를 걷고 있어."라고 말하던 베스.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겉으론 괜찮아 보이지만 마음속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정말 힘들게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것이란 것을 너무도 잘 말해주고 있어 대사 한 마디가 가장 와닿았습니다.
빈센트도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부모가 싸우고,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에 항상 마음 한쪽에 무거운 돌이 있는 느낌이었겠죠. 다시 샘을 찾아 속으론 기뻤지만, 집으로 돌아간 것을 보면서 하지 못했던 말을, 제대로 사과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에 더 큰 사고까지 치게 되었고요. 이 모든 것은 웃으며 다시 돌아온 샘 덕분에 치유되었습니다. 가족이니까 용서할 수 있었고, 가족이니까 이해해줄 수 있는 그 마음. 이 모든 것에 사랑이 있었고,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이제 베스 가족의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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