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을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는 신이었을까, 그냥 자기 합리화를 위한 행동이었을까..
탄탄한 스토리지만 한 편의 영화에 담기엔 시간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클로스터의 새 소설 출판회와 함께 소설의 도입부를 직접 낭독한다는 것에 많은 기자와 사람들이 모여있습니다. 에스테반은 낭독이 끝나고 사람들에게 사인을 해주려 하는 클로스터를 찾아가 작은 소리로 말합니다. "루시아나가 3층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클로스터는 잠시 중단하고 바로 루시아나를 만나러 올라가고, 에스테반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1층에서 지켜보다가 전직 회사 동료였던 기자를 만나 잠시 인사를 나누는데, 3층에서 누군가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비명을 지릅니다. 그리고 위를 올려다보는 에스테반.
12년 전, 루시아나는 클로스터가 고용한 타이핑 아르바이트생이었습니다. 클로스터에겐 유능했지만 사고로 인해 발레를 그만두게 된 부인과 어린 딸이 있었죠. 루시아나에겐 두 오빠와 클로스터 딸과 비슷한 나이의 여동생이 있었습니다. 타이핑뿐만 아니라 자신의 딸과도 잘 놀아주는 루시아나가 클로스터는 마음에 들었고, 그의 아내 또한 루시아나를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물론 그의 딸도 마찬가지고요. 루시아나는 클로스터의 소설을 타이핑하면서, 아이디어를 전해주고 자신의 가족 이야기도 서슴지 않게 합니다. 하지만 그런 루시아나를 쳐다보는 클로스터의 눈빛은 심상치 않죠. 어느 날, 아내와 딸이 모두 외출한 사이, 클로스터는 루시아나에게 입을 맞추고 너무 당황한 루시아나는 그날로 바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둡니다. 사건은 그날 이후부터 시작됩니다.
(스포있음)
루시아나는 엄마에게 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클로스터를 대상으로 소송하려고 합니다. 클로스터가 외출한 시각, 그의 집으로 루시아나가 보낸 소송장이 도착하고 이것을 읽은 그의 아내는 충격에 의해 딸을 죽이고 스스로 자살하게 됩니다. 사실 아내는 발레를 그만두게 되면서 우울증에 시달렸고, 안정적이지 않고 항상 불안하던 그녀의 스위치가 소송장으로 인해 켜지게 된 것이었죠. 재판 전, 서로 간 조율을 하려는 자리에 나타난 클로스터는 루시아나가 요구하는 금액을 수표에 적어주고는 바로 그곳을 떠납니다. 그런 모습을 의아해하던 루시아나는 그의 가족이 모두 죽었다는 소식에 미안함이 들어 결국 수표를 쓰지 못하고 보관하게 되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미안함에 힘든 생활을 하던 루시아나를 데리고 그녀의 가족은 별장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갑자기 찾아온 폭풍에 안전요원이었던 그녀의 오빠가 사고로 죽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클로스터. 루시아나는 오빠의 죽음이 단순 사고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빠에 대한 상처가 가실 때쯤, 부모님의 결혼기념일 날 또다시 사건이 터집니다.
기념일마다 버섯 파이를 만들어 먹던 그녀의 부모님들이 독버섯에 중독되어 아빠는 목숨을 잃고, 엄마는 중독증이 걸렸던 것이었죠. 버섯에 대해서는 전문가였던 두 분인데 독버섯을 요리했다니... 그때 갑자기 루시아나에게 떠오른 기억. 과거 타이핑 아르바이트 시절에 버섯에 대해 클로스터에게 말했던 적이 있었고, 그것을 아는 클로스터가 저지른 범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찰에 루시아나는 클로스터를 조사해달라고 하지만 그녀의 추측일 뿐, 정황상 증거가 없으니 아무도 말을 믿지 않죠.
또다시 시간이 지나 의사인 오빠마저 밤 근무 출근길에 폭행을 당해 목숨을 잃게 됩니다. 또다시 떠오른 루시아나의 기억. 클로스터가 교도소에 있는 자신의 팬에게 가끔 답장을 보냈었는데, 폭행한 사람이 바로 교도소에서 나온 사람이라는 것. 루시아나가 보기엔 가족에게 일어난 모든 사건의 방향이 클로스터를 향해 있지만 경찰에게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믿어주지 않습니다. 결국 루시아나는 과거 작가가 되기 위해 클로스터에게 자신이 쓴 많은 소설을 보냈지만 비평만 들어 작가를 포기하고 기자가 된 에스테반에게 연락합니다.
루시아나가 과거에 에스테반의 타이핑 아르바이트도 했었던 적이 있어 연락처를 알고 있었죠. 루시아나의 이야기를 들은 에스테반은 일단 클로스터에 대한 조사를 시작합니다. 루시아나는 클로스터에 대한 기사를 신문에 실어, 요양원에 있는 엄마와 여동생을 지키고 싶었죠. 하지만 신문사의 반대로 에스테반이 작성한 기사가 실리지 못하고, 결국 얼마 후 요양원에 화재가 발생해 루시아나의 엄마마저 목숨을 잃게 됩니다. 방화범이 잡혔고 그의 물건에서 발견된 클로스터의 소설책을 본 에스테반은 역시 클로스터가 범인일 것이라 더욱 강하게 믿게 됩니다.
이제 하나 남은 여동생을 지키기 위해 루시아나는 클로스터와 직접 만나길 희망하고, 그 자리를 에스테반이 마련해 줍니다. 바로 첫 장면이었던 출판회였죠. 루시아나는 클로스터에게 여동생만큼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며 협박 아닌 부탁을 합니다. 클로스터는 자신의 딸이 살아있었다면 비슷한 나이가 되었을 것이라며 딸을 생각해서라도 여동생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하죠.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끝내는 건 루시아나의 선택에 달렸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루시아나는 바로 투신자살을 하고... 이제 그렇게 루시아나와 클로스터의 악연이 끝났나 했지만....
루시아나의 장례식에 간 에스테반이 목격한 그 모습. 클로스터와 루시아나의 여동생이 연인이 되어 있었던 것이었죠. 결국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그의 말은 거짓이었던 것입니다. 루시아나의 가정을 모두 망가뜨려버린 그. 그런 그에게 살인자라며 막말을 퍼붓는 에스테반에게 클로스터는 한 마디를 합니다. "루시아나도 나에게 그렇게 말했었지. 자네도 그렇게 되기 싫다면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클로스터가 범인인 것인지, 단지 우연이었을 것인지. 계속 궁금증을 자아내며 진행되는 이야기가 꽤 흥미진진하고 재밌었습니다. 책이 원작이어서 그런지 일단 기본 내용이 탄탄해서 이야기에 있어 부족하다거나 아쉬운 부분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과연 3층에서 떨어진 건 누구였을지.. 내심 클로스터가 충격을 받고 반성하는 마음에서 자살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고, 그렇게 되기만을 바랬었는데... 결말마저 충격적이라 영화가 끝나고도 여운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클로스터에 대한 욕을 한참 동안이나 하면서 말이죠.
자신의 지위와 재력을 이용해 한 가족을 모두 무너뜨린 클로스터. 신의 분노로 인해 발생하게 된 일들이라고 루시아나에게 이야기하는 그는 자신이 결국 신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언젠가 그의 앞에 진짜 신이 나타나 벌하지 않을까요? 이미 침대 위에서 방방 뛰던 그의 딸의 모습이 영상으로 계속 시간 속에 갇혀있었던 것이 아마 클로스터에게 준 첫 번째 신의 분노가 아닐까 합니다. 아르헨티나 영화는 처음 봤는데 개인적으로 재밌고 괜찮았던 영화 '신의 분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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