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둘째 주는 어머니의 날입니다. 올해는 8일(토)과 9일(일)로 각각 어버이날과 어머니의 날이 다음 날로 붙어있었죠. 어머니의 날을 맞아 관련된 내용의 영화이기에 보게 되었는데, 영화에 나오는 엄마들이 너무 귀여웠던, 그래서 더 재밌었던 영화입니다.
(스포있음)
헬렌, 캐럴, 질리언은 각자의 아들로 인해 친구가 된 엄마들입니다. 이제 그 아들들은 뉴욕에서 사회생활을 하며 지내고 있고, 엄마들은 1년에 한 번 있는 어머니의 날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고, 친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어머니의 날. 캐럴의 집에 모여 어머니의 날을 즐기지만 다들 아들로부터 제대로 된 축하도 받지 못했습니다. 문자 한 통 달랑 보낸 질리언의 아들만 그나마 챙겼다고나 할까요? 캐럴은 스스로 카드와 꽃을 준비해 자신에게 보냈고, 헬렌은 아무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서운함을 토로하던 그녀들은 술기운에 당장 아들을 만나러 뉴욕으로 떠나자고 합니다. 어머니의 날이니까 용서될 거라 하면서요.
자신 있게 떠난 여행이지만, 막상 도착하니 내심 아들의 집으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엄마들. 아들들은 갑자기 찾아온 엄마가 부담스럽고, 불편하고, 빨리 떠나기만을 바랍니다. 오랜만에 만난 아들들이지만 반가워하지 않는 모습에 서운해하면서도 아들을 챙겨주는 엄마들. 같이 저녁 먹기 위해 기다리지만 아들들은 야속하게도 시간 맞춰 나타나질 않습니다. 엄마의 잔소리와 간섭에 지친 아들들은 그저 엄마가 빨리 떠나길 바라며 맞춰주기만 하죠. 그럼에도 엄마 말을 잘 들어주는 착한 아들들입니다.
뉴욕 잡지의 편집자로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었던 캐럴은 남성잡지의 편집자인 것에 놀라고, 헬렌은 이혼한 남편에게만 커밍아웃을 한 아들이 밉습니다. 그리고 정자 기증으로 낳은 아이도 있다는 것을.(하지만 만날 수 없기에 더욱 슬프죠). 질리언은 아들에게 좋은 여자를 소개해주고자 안달이 났습니다. SNS를 통해 생활을 감시하고, 참견하는 엄마이죠. 이런 엄마들의 등쌀에 아들들은 다들 지쳐갑니다. 그래서 엄마들을 떠나 연락 없이 지냈던 것이라 하면서요.
그런 아들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이해해주면서 엄마들 또한 자신들의 모습을 찾아갑니다. 그 과정에서 엄마들끼리도 싸움이 일어나게 되죠. 그렇게 각자 싸우고 1년이 지나고, 질리언의 아들 결혼식에 다들 모이게 됩니다. 그렇게 아들은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들은 더 이상 아들에게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삶을 즐기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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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모습, 엄마라는 틀에 묶여 지내던 엄마들은 이번 계기를 통해 자신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누구의 엄마로서가 아닌 나 자신의 삶을 찾게 되는 것이죠. 부모의 틀에서 벗어나 성인이 된 그들의 삶을 인정해주고 얽매이지 않아야 하는데, 엄마들도 갑자기 떠난 품 안의 자식들을 못 잊고 과거를 그리워하던 것이 서로에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받아들이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었던 것이죠. 엄마들에게 감정이입이 되면서도 심하다는 생각이 드는, 우리 부모님의 모습도 떠올랐습니다. 어디든 부모는 똑같나 봅니다. ㅎㅎㅎ
하지만 영화의 결말은 결국 아들들의 행복은 어찌 보면 엄마들이 찾아준 격이 됩니다.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엄마의 존재는 역시 큰가 봅니다.
내가 성인이 되고, 자식을 낳아보니 이해가 되는 부모의 마음. 왜 진작 몰랐을까요? 빨리 알았더라면 갈등을 겪는 부모 자식은 많지 않았겠죠. 전체적인 내용은 평범했지만 자식은 내 소유가 아닌 하나의 인격으로 봐야 한다는, 그 말을 다시 되짚어 주는 영화 '아더후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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