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다른 네 명의 자매들이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친아버지를 찾아가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 '아무튼, 우리'. 소재가 신선해서 보게 되었는데 큰 웃음, 큰 감동도 없이 그냥 무난했던 영화입니다.
(스포있음)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메시지를 받은 네 명의 딸들은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집으로 모두 모입니다. 큰 딸은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아 이혼을 고민하는 중이지만 동생들에게는 비밀로 하려 하고, 둘째는 뉴욕에서 성공한 커리어우먼, 예술가인 셋째는 레즈비언, 막내는 여러 남자들을 만나는 개방적인 연애타입. 각자의 개성대로 살아가고 있는 자매들은 장례식장에 오신 어머니의 친구분들을 만나지만 누구인지 모르고 인사만 합니다. 자매의 아버지는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 중, 일부 남자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표출하는데 다들 왜 그런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장례식이 끝나고 어머니의 유언을 듣기 위해 모였는데, 뜻밖의 이야기에 다들 충격을 받습니다. 그것은 아버지가 자매들의 생부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매들의 아버지도 각자가 모두 다르다는 것. 생부를 찾으면 어머니의 유산 50%를 자매들에게 나누어주겠다는 유언에 다들 어리둥절합니다. 어머니의 유언이기도 하지만, 생부가 누구인지 궁금해진 자매들은 아버지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주어진 단서라고는 이름뿐.
처음으로 찾아간 사람은 예술가로 주로 나체를 위주로 그리는 화가입니다. 설마.. 예술가인 셋째 딸의 아버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쉽게 풀리는 것 같고, 예술가는 자신의 DNA 검사를 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자매들이 태어나는 시간 동안 어머니와의 만남을 이어왔기에 정확하게 어느 딸의 아버지인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결국 예술가에게서 잠시 후퇴하고 다음 아버지의 단서를 갖고 찾아가는데.. 그는 다름 아닌 신부님. 신부님이 되기 전, 자매들의 어머니를 만나 사랑하게 되었고 그 날 이후 신부가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이었죠. 황홀했던 그 날을 기억하고 있던 신부님 덕분에 날짜 계산을 통해 셋째 딸의 아버지라는 것을 알게 된 자매들. 자매들은 셋째에게 예술가 아버지를 찾아가 DNA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증거를 가지고 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리고 다른 자매들은 또 다른 아버지를 만나러 찾아가는데, 멋진 건물을 디자인한 건축가입니다. 하지만 처음 보는 딸 앞에서 부끄럽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했던 것이었죠. 사실은 건물의 청소부. 자신의 어머니의 이름을 따서 딸의 이름을 지었다며 클라우디아라고 말하는데, 자신의 이름인 첫째 딸은 선뜻 나서지를 못합니다. 둘째가 대신 그 자리에서 청소부 아버지가 민망하지 않도록 받아주는데, 못내 마음에 걸렸던 첫째 딸은 다음 날 다시 생부를 찾아가 진실을 얘기합니다.
예술가의 머리카락을 가져와 DNA 검사를 한 결과, 둘째 딸의 생부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지막 막내는 주어진 단서도 없이 자신은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딸이라며 슬퍼합니다. 장례식에서 만났던 어머니의 친구 커피숍에 찾아가 자신의 슬픔을 털어놓는데, 친구분이 자신과 함께 남은 유언을 들으러 가자고 합니다. 그리고 알게 된 소식, 막내딸의 아버지가 바로 커피숍 주인이었던 것이죠. 어머니가 사랑했던 그 사람은 막내딸을 가진 후, 성전환 수술을 통해 여자가 되었던 것. 이렇게 해서 모두의 생부를 찾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각 딸들이 가지고 있던 내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 다들 해피앤딩을 맞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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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했던 소재에 비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조금 부족했던 영화인 것 같습니다. 실제 아버지는 불임으로 인해 아무것도 못했고, 인공수정은 당시 기술이 부족하여 어머니가 다른 남자들을 만나 임신했다는 것인데, 어머니가 나쁜 쪽으로 묘사되는 것 같아 조금 불편했습니다. 바람피운 것은 아닌데,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다닌 것으로 묘사되는 것이 안 좋아 보였습니다.
개성 있는 각 생부들은 애기가 태어난 후 단 한 번도 만나보지도 못하고 있었다는 것도 어떻게 막을 수 있었는지, 어머니의 재력이 대단하다는 것인지.. 생부를 찾는 과정이 그리 어렵지도 않았던 터라, 그 과정을 통해 각 딸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점을 찾아내는 것이 크게 와 닿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끼워 맞췄다는 느낌이랄까요?
킬링타임용으로 보기에도 좀 아까운 영화 '아무튼, 우리'입니다. 그래도 자매들 간의 우정은 돈독해 보여 그건 좋았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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