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영화를 워낙 좋아하다 보니, 새로 개봉하는 것은 대체로 챙겨보는 편인데, 엔칸토는 미루고 미루다... 디즈니 플러스에 올라오고도 한참이 지나서야 보게 되었습니다. 화려해 보이는 배경과 다채로운 색감,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까지 딱 봐도 안 볼 수 없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스포있음)
미라벨의 가족인 마드리갈 식구들은 마법이 있는 엔칸토라는 곳에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습격당한 마을로부터 도망가던 중,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할아버지가 희생하게 되었고, 슬퍼하던 할머니 앞에 있던 초에서 갑자기 마법이 일어나더니, 엔칸토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사는 집은 까시타. 마법으로 가득한 집은 스스로 움직이며, 마드리갈 식구들의 생활을 함께 도와주고 있었죠. 이후, 할머니 알마와 그의 세 자식들은 다섯 살이 되던 때, 특별한 능력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모는 기분에 따라 날씨를 조절하고, 엄마는 음식을 먹으면 모든 병이 치료되고, 삼촌은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이었죠.
그리고 이모와 엄마가 결혼하면서 사촌 돌로레스와 안토니오, 언니 루이사와 이사벨라 그리고 미라벨이 있었죠. 삼촌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버려 가족들 사이에선 절대 꺼내면 안 될 인물이 되어있었습니다. 돌로레스(모든 소리를 듣는 능력), 루이사(엄청 힘이 센 능력), 이사벨라(꽃을 피우는 능력)까지 능력을 다 받고 이제 미라벨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능력을 받던 날, 엄청 기대에 부풀어 문의 손잡이를 받았지만! 미라벨은 아무런 능력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미라벨에게 실망한 알마.
그리고 시간이 흘러 사촌동생인 안토니오가 능력을 받는 날이 되었습니다. 미라벨은 함께 도와주고 싶지만, 오히려 걸림돌이 되어버리고, 알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맡기라며 미라벨을 쫓아냅니다. 미라벨에게 좀 더 친절하게 대해 달라는 엄마. 하지만 알마는 능력을 받지 못한 미라벨이 못마땅하기만 하죠. 그리고 미라벨이 능력을 받지 못한 날부터 집이 갈라지는 환영을 보았기 때문에 마법을 받아 축복받은 마드리갈 집안이 망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항상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안토니오도 과연 능력을 받을 것인지, 속으론 엄청난 긴장과 두려움, 걱정이 있었을 것입니다.
걱정과는 다르게 동물과 소통하는 능력을 받게 된 안토니오. 이렇게 되자 미라벨은 더더욱 소외되고, 참고 있던 슬픔이 터지지만, 그래도 미라벨은 가족을 위한 일을 할 것이라며 또다시 힘을 냅니다. 그런데 이젠 미라벨의 눈에도 집에 금이 가고 무너지게 되는 모습이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루이사가 점점 힘을 잃어가는 느낌이라는 것을 듣게 되는데, 가족을 위해 미라벨은 무엇이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죠. 루이사는 사라진 삼촌만이 답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미라벨은 몰래 삼촌의 방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미래를 예언했던 삼촌의 깨진 거울 조각들을 찾게 됩니다. 거울엔 갈라진 집과 그 앞에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이 있었죠. 자신 때문에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지만, 일단 방법을 찾아보려 합니다. 그런데 깨진 거울들을 쥐들이 물어 벽의 그림 뒤로 들어가는데... 따라가보니 그 곳엔 떠난 줄 알았던 삼촌이 숨어 있었습니다. 그 곳에서 그동안 지내왔던 것이었죠.
미라벨은 삼촌에게 다시 한번 미래를 예언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삼촌은 과거 자신의 예언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이 다칠까 봐, 그래서 숨어버렸고 이후로는 단 한 번도 예언을 보지 않았었습니다. 자신의 예언으로 오히려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미라벨은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삼촌을 설득했고, 미래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까시타는 완전히 무너지고, 꺼지지 않던 촛불도 꺼지고 말았죠. 이 모든 것이 미라벨 때문이라며 알마는 미라벨에게 화를 내고, 그렇게 미라벨은 상처를 받고 도망칩니다.
가족들은 흩어져 미라벨을 찾는데, 알마가 숨어있던 미라벨을 찾게 되죠. 그곳은 바로 과거 알마의 남편, 할아버지가 죽음을 당했던 곳이었습니다. 알마는 미라벨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고, 미라벨은 그런 알마를 오히려 안아주며 달래줍니다. 그리고 그 모습이 삼촌이 보여줬던 바로 예언의 모습이었죠.
까시타가 없어지고, 살아갈 곳을 잃은 마드리갈 가족들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도와주러 왔고, 다시 집이 완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라벨에게 문 손잡이를 전해주는 안토니오. 미라벨은 떨리는 마음으로 문에 손잡이를 꽂는 순간! 다시 마법이 깃들며 까시타가 살아납니다. 미라벨의 마법이 통했던 것이죠.
가족 간의 사랑을 다룬 딱 전형적인 디즈니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예고만 봤을 때는 집이 무너지고, 능력을 잃게 되면서 미라벨이 다시 마법을 살리기 위해 어디론가 모험을 떠나는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미라벨만 능력이 없어 마음의 짐을 안고 있었다면, 사실은 루이사나 이사벨라도 능력 때문에 속으로는 마음의 짐이 있었습니다. 기대에 못 미칠까 봐,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 줄까 봐 부담이었던 루이사, 항상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집안을 위해서라도 완벽한 결혼을 해야 했던 이사벨라. 사실 이사벨라는 결혼할 마음도 없었고, 오히려 사촌 돌로레스가 이사벨라의 짝과 결혼하고 싶었죠.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마법을 통해 축복받고, 받은 축복을 베풀며 살아가자는 알마의 마음에서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미라벨이 능력을 받지 못한 후부터, 불안감이 커지면서 능력이 있는 다른 식구들에게 완벽을 추구하는 압박이 알게 모르게 있었던 것이죠. 또 알마와 미라벨의 사이도 점점 멀어지게 되면서, 가족의 사랑과 믿음이 깨지기 시작했던 것이 까시타에 그대로 투영이 되어 금이가고 갈라지는 모습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하지만 능력이 없던 미라벨만이 언니들과 알마에게 오히려 위로가 되었고, 그렇게 능력이 없는 줄 알았던 미라벨에게는 가족의 사랑이 큰 능력으로 숨겨져 있었습니다. 숨어 지내던 삼촌도 다시 돌아오면서 이제 마드리갈의 가족은 다시 행복해졌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초반 꺼지지 않는 촛불에 대한 설명이 조금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기적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왜 촛불이었는지 혹시 알마에게 그 초가 중요한 것이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면, 촛불을 이해하는데 좀 더 도움이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노래, 영상, 내용까지 모두 좋았던 애니메이션 '엔칸토'.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정말 딱 좋은 디즈니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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