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룸메이트 (Crash Pad,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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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바웃 타임'의 남자 주인공 역의 도널 글리슨이 나오는 코미디 영화이기에, 그리고 트레일러를 봤을 때는 도널 글리슨이 너무도 찌질한 역할로 나오는 것이 일단 눈길을 끌어 보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코미디 영화라기보다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그 사람을 다시 보게 되는 그런 멋진 영화였습니다.

 

(스포있음)

 

스텐스렌드는 모건이 유부녀라는 사실에 놀라며 그녀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이틀밤의 사랑이었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싶었던 스텐스렌드는 모건에게 모진 말을 퍼붓고 집을 나오지만, 나오자마자 눈물콧물을 쏟아내며 온갖 진상을 부리죠. 15년의 결혼생활을 하면서 자신에게 소홀해진 남편에게 실망하고, 바람을 피는 것 같다는 생각에 모건은 가구점에서 만난 스텐스렌드와 잠시 맞바람?을 폈던 것인데,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는 바로 스텐스렌드에게 말했지만 그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었죠.

 

스텐스렌드는 모건의 회사를 찾아가 자신에게 1만 5천달러를 달라며, 그렇지 않으면 남편에게 말할 것이라고 협박하지만 모건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나가고 난 후 마음 졸이며 비서에게 고민을 털어놓는 모건. 결국 남편에게 먼저 말을 했고, 스텐스렌드는 한 발 늦었습니다. 형사변호사인 모건의 남편 그레이디는 스텐스렌드의 집에 몰래 들어와 그를 죽이려했지만, 더럽고 하고싶은대로 하면서 자유롭게 사는 그의 생활이 한편으론 부럽기도 해서 스텐스렌드의 집에 룸메이트로 당분간 지내기로 합니다. 물론 모건을 다시 보고 싶지 않은 마음과 함께 잔 두 남자가 같은 집에 산다는 것만으로도 모건에게는 충격이 될 테니까요.

 

스텐스렌드는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이지만, 그레이디는 상남자 중 상남자입니다. 친구도 안 만나고, 집에서 한물 간 드라마를 보며 감정이입하는 그의 모습이 답답하기만 한 그레이디는 나가서 여자라도 만나라며 그를 매일 밤 술집, 클럽으로 데리고 다니며 상남자로 바꾸기 작업에 들어갑니다. 하지만 매일 술에 찌들어 사는 생활이 힘들었던 스텐스렌드는 집에서 내쫓고 싶어 오히려 모건을 찾아가 이야기하죠.

 

모건은 겉으로는 당당한 척, 괜찮은 척 하지만 아직 남편 그레이디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잠깐 바람 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며, 떠난 빈자리를 그리워하죠. 스텐스렌드는 그레이디도 함께 바람을 펴서 쌍방과실로 하고 그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려 계획합니다. 여자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방까지 보내는데 성공한 그는 다음날 떠나겠다는 그레이디의 말에 기뻐하지만, 집으로 가지 않고 호텔로 갈 것이라는 그레이디.

 

계획한 것은 그게 아닌데, 오히려 스텐스렌드는 두 사람이 아직도 사랑하고 있음을 느끼고는 오히려 도와주려 합니다. 정말 멋진 모건을 놓치지 않게, 그렇게 사랑하는 그녀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구실을 만들어 주었죠. 모건에게 찾아가 섹스할 거라 말하며 그레이디를 화나게 만들어 그녀의 회사로 오도록 만든 스텐스렌드.

 

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재회했고, 그동안 망가졌던 결혼생활을 다시 되돌리려 합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두고 유유히 떠나는 스텐스렌드. 누가 그를 무시하고, 찌질하다고 했을까... 그는 스텐스렌드로 그들에게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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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서 '어바웃 타임'의 팀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왜였을까요?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빨리 시간을 돌려서 다시 돌아가! 하는 마음으로 응원하면서 보고 있는 내 모습이 웃기기도 했습니다. 보잘것없는 남자였지만, 오히려 사람들에게 서서히 스며들어 그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힘이 있었던 스텐스렌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가장 무섭고 두려운 큰 힘을 가진 것은 스텐스렌드가 아니었을까요? 

 

러닝타임 동안은 별생각 없이 보게 되지만, 끝나고 나면 의외로 도널 글리슨 꽤 괜찮은 역할을 또 맡았는데? 하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 '뜻밖의 룸메이트'입니다. 

 

"쟤가 스텐스렌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