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 위에서 벌어지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라는 줄거리만으로도 궁금증을 자아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밌고 스릴 있는 영화였습니다. 러시아 영화는 처음이었는데, 러시아의 분위기도 한층 느낄 수 있게 하면서 이야기 전개도 지루하지 않아 2시간이 훌쩍 지나간 것 같았습니다. 과연 귀족과의 사랑은 이루어질 것인지..
(스포있음)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겨울, 얼어붙은 강 위를 스케이트를 타고 달리며 배달일을 하는 마트베이. 신속하게 배달해야 하는 빵을 귀족이 지나간다는 이유로 다리를 막고 사람들의 이동을 통제하던 시간에 걸려 결국 배달에 늦게 되고, 마트베이는 배달원을 잘리게 됩니다. 그의 아버지는 저녁에 되면 가스등에 불을 켜 길의 어둠을 밝혀주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일을 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차마 잘렸다는 말을 하진 못 하지만, 이미 그의 모습에서 아버지는 알아차립니다. 곧 좋은 곳에 취직할 것이란 희망 어린 말을 주며 아들을 응원하는 아버지.
다음 날, 얼음 위를 다니며 일거리를 찾던 마트베이는 시계를 떨어뜨리고 가는 한 남성을 따라갑니다. 그의 실력도 좋았지만, 마트베이의 실력도 좋았던지라, 젊은 남성은 마트베이의 실력을 인정하고 밤 12시에 한 장소로 오라고 말해줍니다. 밤이 되고 그곳을 찾아간 마트베이는 그들이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는 함께하지 않으려 거절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도둑이라기보단 정의로운 일을 한다고 말하죠. 하지만 아픈 아버지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고, 결국 마트베이는 도둑질에 가담하게 됩니다.
자신의 일자리를 잃게 만들었던 귀족의 집을 보게 된 그는, 친구들과 함께 몰래 들어가 염탐하던 중 딸과 마주치게 되고, 첫눈에 반한 마트베이는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당시 러시아는 신문물을 받아들이며 서서히 변해가던 시기였으며, 딸은 신여성으로 귀족으로서 지켜야 할 행동과 규율을 배워야 하는 것을 거부하고 학교에 가기 위해 남몰래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학교는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 그리고 그런 딸을 장교와 얼른 결혼시키려는 아버지의 계획.
딸도 그런 상황이 싫어 벗어나고 싶었는데, 귀족들의 아이스 무도회에 도둑질을 하러 온 마트베이와 다시 마주치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의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마트베이가 싫지 않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됩니다. 그녀는 도둑인 그의 죄를 알리지 않는 대신 자신이 학교에 등록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는데, 예상치 못했던 질문에 대답을 못하고 결국 그녀의 입학은 물 건너가게 되어버리죠.
도둑질을 하며 돈을 모으는 마트베이와 그런 아들이 의심스러운 아버지는 아들을 타이르지만, 집을 나와 지내는 사이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돈이 필요 없게 된 그는 도둑질을 그만두려 합니다. 한편 귀족 딸은 아버지 몰래 공부하던 것을 들키게 되고, 장교의 청혼을 받아들였지만 결혼할 마음이 없기에 집을 도망쳐 나와 마트베이를 찾아갑니다. 하지만 장교는 도둑들을 잡으려 마트베이와 그의 친구들이 있던 은신처로 찾아오고, 마트베이만 무사히 도망치고 다른 친구들은 죽거나 잡혀가게 됩니다. 장교는 그의 약혼녀가 마트베이와 함께 있는 것을 알고, 두 사람이 함께 파리로 가려한다는 것을 알고 막으려 쫓아가지만, 결국은 놓치고 맙니다.
시간이 흘러 두 사람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있었고, 무사히 학교를 졸업하게 된 그녀는 교수가 되어 러시아로 돌아옵니다. 그녀의 학구열을 반대하던 아버지가 그녀를 러시아에서 교수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왔던 것이죠. 이젠 많은 여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그녀와 그녀를 지지해주는 마트베이는 행복한 가정이 되었습니다.
-----
단순한 신분 격차의 사랑이야기가 아닌, 개혁에 맞춰 신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딸의 모습이 이야기 전개에 있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귀족이라고 야리야리한 여성이 아닌, 자신을 개척해 나가려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케이트의 소재를 살려, 빙판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 물건을 훔치는 장면과 같은 액션은 속도감 있게, 스케이트 날이 부딪히는 순간까지 묘사해서 보여주어 스릴이 있었습니다.
캐릭터 하나하나마다 특징이 있어 버릴 만한 캐릭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단역이어도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큰 기대하지 않고 보았는데, 정말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안 본 사람들에게 한 번쯤은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으니까요. 러시아 문화, 분위기, 배경까지도 한 번에 모두 묘사되고 있어 부족함이 없었던 영화였습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함과 스릴을 느껴보고 싶다면, '실버 스케이트'를 추천합니다.
더 라스트 레터 (The Last Letter from Your Lover, 2021) (0) | 2021.08.12 |
---|---|
라스트 파라디소 (The Last Paradiso, 2021) (1) | 2021.08.07 |
아빠가 되는 중 (Fatherhood, 2021) (0) | 2021.06.23 |
댄스 오브 41 (Dance of the 41, 2020) (0) | 2021.05.29 |
인투 더 비트 (Into the Beat, 2020) (0) | 2021.04.25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