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쪽의 애니메이션을 즐겨보았기에 '업'이란 영화는 사실 개봉 당시, 그리고 이후 몇 년 동안은 보지를 않았습니다. 그리고 포스터에 보이는 풍선 달린 집, 할아버지 칼의 모습이 귀여운 이미지의 애니메이션이란 느낌이 들지 않아 보기를 꺼려했었습니다. 영화 '업'을 보게 된 건 몇 년 전, 조용한 것이 싫어 그냥 재생만 하고는 누워서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 오프닝에서 '애니메이션인데 이렇게 슬퍼도 되는 거야?' 하는 생각과 함께 도대체 어떤 내용이길래 초반에 이렇게 모든 얘기를 함축해서 흘러가 버리게 하는지 궁금한 마음에 집중하고 보게 되었습니다.
(스포있음)
모험을 좋아하는 꼬마 칼은 집으로 가는 도중에 빈 집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는 들어가 봅니다. 텅 빈 집안에는 꼬마 앨리가 모험놀이를 하고 있고 이 둘은 좋은 친구가 되어 함께 합니다. 성인이 된 둘은 결혼을 하고 어릴 적 함께 놀던 빈집을 꾸며 그들의 보금자리로 만듭니다. 함께 남미의 잃어버린 세계를 가려는 꿈을 가지고 돈을 모으기 시작하지만, 돈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게 되면서 저금한 돈을 깨고, 깨고, 또 깨다 결국은 모으기를 중단합니다. 칼과 앨리는 아기를 갖지만 예상치 못한 슬픔을 겪고 둘만이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중 노인 된 앨리가 먼저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혼자 적적한 생활을 하는 칼은 앨리와 함께한 소중한 추억을 간직하고자 집 주변이 모두 재개발 되는 중에도 끝까지 집을 팔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칼은 죽기 전 앨리의 소원이었던 남미의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 나서길 결심하고 헬륨 풍선을 잔뜩 걸어 집과 함께 모험을 시작합니다.
꼬마 탐험가 러셀은 의도치 않게 칼의 모험에 탑승하게 되고 이 둘은 풍선집을 타고 잃어버린 세계를 향해 떠납니다. 칼과 러셀은 그곳에 도착하지만 뜻밖의 인물을 만나며 그들의 모험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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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의 오프닝은 언제든 봐도봐도 너무 슬픈 것 같습니다. 특히 결혼을 하고 나니 더욱 감정이입이 되면서 마음에 깊이 박히는 것 같습니다. 앨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칼. 집에 풍선을 달아 앨리와 함께 떠난다는 생각은 앨리를 향한 칼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러셀과 칼은 티격태격 맞지 않는 커플이지만,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결국엔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이들은 환상의 커플이 되죠. 아마도 칼은 러셀의 모습에서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봤을 것입니다. 그래서 귀찮고 싫으면서도 모험가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았을까..
잃어버린 세계에 도착하여 앨리와 칼의 꿈이었던 폭포 위에 집을 세우고자 합니다. 그곳까지 집을 끌고 향해가는 칼은 포기하고도 싶고, 불가능할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으로 역경을 헤쳐나갑니다. 결국 집은 그곳에 세워놓게 되지만 잠깐이라도 머물면서 앨리와의 행복했던 시간을 회상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잃어버린 세계를 향해 가는 여정에서 칼은 앨리를 잃고, 잃어버렸던 꿈, 사랑, 희망, 용기와 도전 그리고 행복을 찾아 돌아옵니다.
힐링이 필요한 어른들을 위한 영화 '업'. 어릴 적 꿈을 잊고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행복을 다시 찾도록 희망을 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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