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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고(CARGO, 2017)

스릴러

by stella_taurus 2020. 8. 1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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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좀비 영화를 즐겨보았기에 좀비물이란 단어만 보고 선택했던 영화 '카고'입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좀비물이란 피, 시체, 날뛰는 좀비들.. 그리고 이를 피해 목숨을 걸고 도망치는 사람들... 이겠지만, '카고'는 이러한 모습이 거의 없습니다. 좀비 영화 치고는 잔잔하고 조용한 영화거든요. 그럼 영화 '카고'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스포있음)

 

강 위로 떠내려가고 있는 낡은 배 한 척, 그 안엔 남편(앤디)과 아내, 그리고 어린 아기(로지)가 타고 있습니다.주변은 조용하고, 우연히 강가에서 마주친 가족을 향해 앤디는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지만, 강가에 있던 가족은 경계의 눈으로 쳐다보고, 그 남편은 조용히 총을 듭니다. 계속 강을 따라가는 앤디 가족. 그들은 안전한 지역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점점 줄어드는 식량에 대비를 해야 했던 앤디는 잠시 정박하고 있던 도중, 근처에 전복된 요트를 발견하고 배에서 내려 그쪽으로 향합니다. 다행히 요트 안은 조용하고, 그 안에서 식량과 함께 와인도 한병 구하는데, 갑자기 들려온 낯선 소리. 앤디는 서둘러 요트에서 나오고, 다시 가족에게 돌아온 앤디는 아내에게 식량을 주고는 피곤한 듯 잠이 듭니다. 결혼기념일 선물로 앤디는 와인을 아내에게 깜짝 선물로 제공합니다.(이런 상황에서도 기념일은 챙기는 남편이네요.) 아내도 앤디에게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에 잠이 든 앤디를 뒤로하고 요트로 향합니다.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앤디를 위한 선물로 면도기를 발견하고 좋아하지만, 그것도 잠시.... 또 한 번 낯선 소리가 들리며, 겁에 질린 아내는 급하게 빠져나오려 하지만.. 무언가에 끌려갑니다. 잠에서 깬 앤디는 바닥에 떨어진 핏자국을 보고 아내를 찾습니다. 화장실에서 발견한 아내는 다리에 피가 나고, 무언가에 물린 이빨 자국이 있습니다. 48시간 뒤면 변할 거라는 아내와 이를 믿기 싫은 앤디는 근처 병원을 가기 위해 배에서 내립니다. 사실 육지보다 강이 안전하기에 배를 타고 이동하던 중이었지만, 긴급 상황이 되자 어쩔 수 없이 내리게 된 것이지요. 그 사이 아내는 감염방지키트에서 머리를 찔러 자살할 수 있는 송곳처럼 생긴 도구를 챙겼습니다. 

 

도로에서 버려진 차를 찾아, 병원을 향해 출발합니다. 점점 좀비로 변해가는 아내는 버리고 떠나라고 하지만, 앤디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좀비화를 막을 수는 없지만 피를 지혈하고 치료하면 속도를 48시간까지 늦출 수는 있기에 앤디는 병원에 가려하지만, 결국 아내는 생각보다 빨리 좀비로 변하고 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차사고까지 일어나고, 좀비로 변한 아내에게서 로지를 구하려다 결국 아내에게 물려 앤디도 곧 좀비가 되게 됩니다. 어떻게든 로지를 구해야 한다는 부성애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로지를 등에 업고, 앤디는 일단 병원을 향해 출발합니다. 도중에 도착한 폐허가 된 학교, 그 안에서 선생님(에타)를 만납니다. 로지를 맡기기에는 그곳 상황도 좋지는 않기에, 응급치료만 받고 앤디는 다시 떠납니다. 에타는 로지를 살리고 싶다면 원주민 소녀(투미)를 찾아 따라가라고 합니다. 한시가 급한 앤디는 도중에 한 남자(빅)를 만납니다. 가스통에 다리가 깔려 움직일 수 없던 빅을 꺼내 주고,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빅은 앤디에게 지낼 곳을 마련해 준다며 집으로 함께 갑니다. 그곳엔 젊은 여자가 함께 있었고, 앤디는 빅과 그 여자에게 로지를 맡기기로 하고 좀비가 되기 전 몰래 자살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여자는 로지는 자신이 보살펴 줄 테니 함께 도망치자고 하죠. 실은 그 여자도 빅의 부인도 아닌 붙잡혀 있는 신세였습니다. 이 곳도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 앤디는 함께 도망치려 하지만, 이를 본 빅은 총을 들고 앤디와 로지를 보호하고자 막던 여자가 대신 총에 맞아 죽게 됩니다. 

빅은 재미로 좀비들을 사냥하는데 그 미끼로 원주민 소녀(투미)를 가둬놓고 있었습니다. 앤디는 로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투미가 필요하므로 함께 이동하기 시작합니다. 로지를 부탁하기 위한 장소로 강에서 본 가족을 떠올린 앤디는 투미의 도움을 받아 강으로 향하고 가족이 머무르던 장소로 도착합니다. 그러나 가족의 아빠도 좀비의 습격을 받아 변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집단자살을 선택한 가족을 뒤로하고 앤디는 이제 투미에게 로지를 부탁하려 합니다. 투미의 부족에게로 로지를 보내고자 하는 앤디는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정신력으로 버티며 투미와 함께 떠납니다. 

 

이제 남은 건 9시간... 점점 좀비의 본능이 깨어나고 있는 앤디는 로지와 투미를 보며 필사적으로 정신을 붙잡습니다. 그러나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닫고 남은 정신력을 모아 감염방지키트에서 마우스피스를 꺼내 물고, 양손을 묶은 후, 나뭇가지에 좀비가 좋아하는 내장을 메달아 투미에게 길을 안내할 수 있도록 합니다. 주변에는 좀비들이 움직이고 있지만, 로지와 투미는 냄새를 지울 수 있는 파우더를 몸에 바른 후라 들키지 않고 안전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로지와 투미를 등에 업은 좀비앤디는 투미의 안내에 따라 무작정 걷고 드디어 투미의 부족을 만납니다. 이제 로지와 투미는 안전합니다. 그리고 앤디는 죽음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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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작부터 궁금증이 많았습니다. 왜 그런 상황이 된건지, 어쩌다 그들은 배를 타게 되었는지, 사전 정보가 없이 잔잔하게 진행되었기에 초반에 집중하기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내가 전복된 요트로 가게 되면서 조금씩 긴장하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내가 아는 좀비 영화로 바뀌는구나...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는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갔습니다. 아마 임팩트 있는 좀비 영화를 기대했던 분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줄 수도 있을 겁니다. 좀비로부터 딸을 지키려는 부성애가 이 영화의 주 내용입니다.

 

왜 아내는 그 요트에 가서... 만약 앤디가 요트에 가지 말라고 충고만 해 주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았더라도 결국 둘 중 한명, 또는 둘 모두 좀비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앤디가 먼저 죽고 아내 혼자 남았다면 어떤 모성애가 발휘되었을까? 만약 내 입장이라면? 로지와 비슷한 또래의 아기가 있는 저로서는 많은 생각을 하며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여운은 정말 길었습니다.

 

영화 리뷰를 보다 7분짜리 단편영화를 장편으로 다시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일단 이 영화만으로도 몰입도가 높고 여운이 남았는데, 단편을 보니... 정말 가슴이 먹먹하기만 합니다. 빅과 투미는 장편화 되면서 만들어진 인물들인데, 사실 투미는 오히려 없는 편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면 투미를 등장시키더라도 도중에 헤어졌다거나 투미도 죽음에 이르렀다면?(하지만 어린아이를 죽이는 내용은 별로 없으니..) 오히려 헤어졌다가 나중에 무작정 걷고 있는 좀비 앤디를 투미와 그 부족이 찾으러 오는 것으로 했다면 단편의 감동이 이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투미까지 등에 업고 가는데, 로지에만 초점을 맞춰 로지만 업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카고'... 아버지의 짐.. 결국 그 짐은 로지인데.... 물론 투미는 옆에서 길을 안내하지만 냄새를 지울 수 있는 파우더를 발랐기에 안전했을 거라 봅니다. (단편을 먼저 본 남편도 투미가 길을 안내하고, 등에 업혀 가는 것에서 감동이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만약 단편, 장편 모두 볼 거라면, 장편을 먼저 보고 단편을 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좀비에게 물렸다고 집단자살을 선택한 가족, 그들의 선택이고 그 선택을 존중해줘야 하지만 과연 윤리적으로 옳은 일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으니까요. 그것 또한 가족애에서 나온 행동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앤디를 죽이기 전, 투미는 앤디에게 아내의 향수를 뿌려 냄새를 맡게 합니다. 그 장면이 어찌나 슬프던지...(울컥울컥ㅠㅠ) 비록 사람은 아니지만 사랑한 사람, 행복한 기억을 갖고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 투미가 그 어떤 어른보다 나아 보였습니다. 그 또한 가족은 아니지만 여정을 함께하며 쌓인 사랑, 정에서 나온 행동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로지의 배에 남긴 'Thank you'란 글자. 앤디는 로지를 살릴 수 있다는 희망, 아니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봅니다. 더 이상 사람이 아니자만 아버지로서 로지를 보살펴 줄 그 누군가에게 감사함을 표하고자 남긴 자신의 마지막 말... 직접 입으로 할 수 있었다면, 그리고 로지를 한 번 더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줄 수 있었다면 앤디는 더 행복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에 또 한번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부성애, 가족애.. 사랑을 느끼게 해준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이 남는 좀비 영화 '카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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