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악역으로 나오는 영화, 예고를 보면 들리는 휘파람 소리. 두 가지 요소만으로도 충분히 재밌을 것 같아 보였던 영화 '파워 오브 도그'. 집에서 보기엔 너무 아까운 영화였습니다.
(스포있음)
몬태나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필. 그에게서 풍겨오는 분위기는 사람들을 압도했지만, 동생 조지는 형과는 달리 그냥 평범한 남자입니다. 필은 남성성을 강조하며 그런 동생을 무시하죠. 그래서 농장의 직원들은 그런 필을 동경합니다. 말을 이끌고 함께 길을 떠났던 그들은 마을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는데, 그곳에서 과부가 된 로즈와 그녀의 아들 피터를 보게 됩니다. 종이꽃 만들고, 엄마를 도와주는 모습에 전혀 남성의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 피터를 보고 필은 대놓고 무시합니다. 그런 필의 모습에 오히려 동생 조지는 미안함을 느끼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지는 로즈와 결혼을 합니다.
이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필. 피터는 의대로 진학해서 기숙사에 들어가고, 로즈는 필과 조지가 함께 살고 있는 목장의 집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하지만 필은 돈을 노리고 접근했다며 로즈를 무시합니다. 거의 유령처럼 대하죠. 이에 더해서 주지사 부부를 집으로 초대한 자리에서 주지사 부부는 물론, 조지의 부모 또한 로즈를 반기지 않습니다. 오히려 뒤늦게 나타난 필을 반기며 맞아주죠. 이런 여러 가지 상황과 함께 특히 조지가 시내에 나가고 없는 동안은 더더욱 필과 함께 있는 것을 못 견뎌하던 로즈는 결국 술을 마시며 견뎌나가기 시작합니다.
로즈는 집안 곳곳 술병을 숨겨두고는 남모르게 마시지만, 필이 그 모습을 보게 되죠. 시간이 지나 아들 피터가 방학 동안 집으로 오게 되었고, 필은 피터까지 오게 된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피터는 여린 마음에 내성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의대 외과를 가기 위해 동물을 해부하는 모습은 전혀 다른 차가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술에 빠져 사는 엄마의 모습을 보죠.
하루는 숲에 들어가 해부할 동물을 찾아보던 피터는 숨겨진 공간을 발견하게 됩니다. 몰래 들어가 그 안에 감춰져 있던 비밀을 보게 되는데.. 이를 필에게 들키게 되죠. 그런데 이후부터 필의 행동이 달라졌습니다. 피터에게 조금은 관대한 마음으로 다가오고 있었죠. 말 타는 법도 가르쳐 주고, 말가죽을 이용해 밧줄을 만들어 선물하겠다고도 합니다. 그렇게 피터와 필은 친분이 쌓이지만, 로즈는 필이 피터에게 다가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피터는 말을 타고 몰래 나가, 죽은 동물의 가죽을 벗겨옵니다. 이후에 피터와 필은 함께 있는 시간이 점점 더 많아집니다. 그러던 중, 멀리 보이는 언덕을 보며 필은 자신의 신분이자 친구 이상의 감정을 가졌던 브롱코 헨리 이야기를 합니다. 헨리는 언덕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보았다고 하자, 피터는 보인다며 대답을 하죠. 그 말에 놀라는 필. 항상 헨리 이야기를 입에 달고 사는 그는, 헨리의 안장, 헨리의 손수건 등 헨리의 자취가 남아있는 물건을 보며 그를 사무치게 그리워하고 있었죠. 그런데 피터가 그의 외로운 마음을 달래주듯 헨리의 흔적을 알아봐 준 것이었습니다.
피터에게 주기 위한 밧줄을 만드는 중이었던 필은, 로즈가 인디언에게 가죽을 팔아버리자 화가 치솟습니다. 더 이상 밧줄에 쓸 가죽도 없어 화가 나 있던 그를, 피터가 다시 달래줍니다. 자신에게 생가죽이 있으니 그것을 사용하라고.. 필은 피터의 제안을 받아 밤에 함께 작업하기로 합니다. 피터는 생가죽을 물에 담아 가져오고, 필을 그 가죽을 씻어 밧줄을 만들어 줍니다. 그런데 다음 날, 필의 몸이 이상합니다. 식은땀이 나면서, 기운이 없던 필은 병원에 데려다 주려는 조지를 따라나가며 밧줄을 피터에게 전해주려 하는데... 땅에 떨어뜨리고 마는.. 그리고 필의 관을 고르는 조지.
필은 탄저균에 감염이 되어 죽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게 된 엄마 로즈를 보며, 피터는 밧줄을 침대 아래로 숨겨 둡니다.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영화 '파워 오브 도그'. 잔혹한 괴롭힘이라고 했을 때, 성폭행? 이런 것을 생각했었습니다. 수십 년 감춰져 있던 진실이 밝혀지게 된다는 것은 또 무엇인가.. 필의 동성애였던 것이었죠.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오히려 더욱 강인함을 보이며 감췄던 내면의 마음. 그리고 약해보이기만 했지만, 오히려 내면이 강했던 피터.
피터를 이용해 로즈를 더욱 괴롭게 하려 했지만, 오히려 자신이 피터에게 빠지게 될 줄은 몰랐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없애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피터. 그의 사랑을 이용한 것이었죠. 영화에 너무 빠졌던 것인지, 필의 죽음이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점점 감정이 치닿으면서 두 사람의 사랑이 폭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예상을 뒤엎은 필의 죽음.
무언의 폭행으로 로즈와 피터를 괴롭히던 그였지만, 사실은 자신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순수한 마음을 가졌던 필. 그래서 필의 죽음이 더욱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오히려 피터가 독한 사람으로 느껴졌죠. 물론 전체적으로는 그들의 장애물이었던 필이었지만, 치밀함, 냉철함을 이용해 다가온 피터가 필에게는 장애물이었을 것 같기 때문이죠.
영화를 본다면 피터의 입장에서만이 아니라 필의 입장에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감상이 될 것 같습니다.
2022 아카데미 후보라는 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영화, 정말 꼭 한번 봐야 하는 영화 '파워 오브 도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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