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아무런 미련없이, 그저 죽기만을 기다리며 가장 쇠약하다고 생각했던 노인들.
그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그 광기는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과거에는 복수의 망령이 노인에게 깃든다고 여겨졌다..
이 어둠의 망령은 가장 쇠약한 노인을 장악해 맹목적인 분노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이제는 거의 폐허가 된 듯한 마을. 요양원 직원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보살피기 위해 아파트로 들어갑니다. 산소통까지 끼고 한눈에 봐도 움직이기조차 힘들어 보이던 할아버지는 직원이 집에 도착하자 사라져 버립니다. 어둠 속에서 할아버지를 찾던 직원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산소통으로 공격하는 할아버지에게 공포를 느낍니다. 그리고 그렇게 무자비한 공격에 결국 목숨을 잃게 되죠.
엘라는 딸 라우라, 아들 노아와 함께 시골에 있는 동생 자나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가고 있습니다. 도시에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고 다른 삶을 살고 싶었던 엘라는 결국 남편과 이혼하게 되었습니다. 시골 마을은 이제 젊은 사람들은 거의 다 떠나고 노인들만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는 셈이었기에 거의 죽은 마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전남편에게는 새로운 여자 친구가 있었고, 요양원에서 일하는 킴이라는 여성이었죠. 엘라는 오랜만에 찾아온 마을을 보며 잠시 옛 추억에 빠집니다. 그녀의 아버지도 이미 노쇠해져 요양원에 입원하고 있었고, 자나는 결혼식에 함께 하기 위해 아버지를 데리러 가자고 합니다. 요양원에 가는 길에 노아는 물어보죠. "왜 사람들이 없어요?" 거리에는 온통 노인들이었고, 생기가 전혀 없었기에 사람들이 없다고 생각한 노아.
(스포있음)
요양원에 도착한 그들은 어질러진 바닥에 정리되지 않은 모습을 보게 됩니다. 직원을 찾아 들어가 보니, 노인들이 표정 없이 앉아 그들을 쳐다봅니다. 어딘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직원은 인력이 부족해 모두 다 돌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 정리가 되지 않아도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대변을 본채 몇 시간을 있기도 하고, 샤워를 하고도 움직이질 못해 그대로 주저앉아있고, 움직이다 다칠 수 있어 결국 묶여있기도 하고.. 노아도 이 모습을 보며 할아버지를 찾으러 들어가는데, 무섭기 그지없는 곳입니다.
할아버지를 찾아 집으로 모셔가는 엘라와 자나. 그 모습을 다른 노인들이 창문에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독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한 노인이 약간 수상하게 느껴집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피로연을 즐기는 자나와 사람들. 큰 음악소리는 늦은 밤 멀리 퍼져나가 요양원에도 들리게 됩니다. 노인들은 창문을 열어두고 음악을 듣고 있는데, 직원이 와서 늦었으니 그만 방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할머니 한 분이 조금만 더 노래를 듣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직원은 안 된다며 단호하게 말하고, 그 말에 할머니가 화가 나 직원을 공격합니다.
직원이 방어를 하다가 할머니를 밀쳐 넘어지게 되자, 갑자기 한 명의 노인이 주동자처럼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자, 주변에 있던 노인들이 모두들 직원을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어디론가 끌려가는 직원. 그리고 주동자처럼 나섰던 할아버지는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 향합니다. 피로연은 모두 마무리되고 사람들은 마을로 돌아간 상황. 이제 둘 만의 시간을 보내려고 집으로 들어간 자나부부와 과거 자신들이 살던 집으로 들어간 엘라와 아이들. 그런데 자나의 집 문고리가 조심스럽게 돌아가더니 주동자 할아버지가 들어옵니다. 무기를 챙겨서는 2층으로 올라간 할아버지는 무자비하게 자나부부를 죽이고 말죠.
한편, 엘라는 노아의 옆에서 잠이 들었다가 일어났는데 집 안의 불이 모두 꺼져있습니다. 집 안을 돌아다니며 상황을 살피던 중, 라우라가 이야기합니다. 밖에 노인들이 서서 집을 쳐다보고 있다고. 엘라는 믿지 못하며 현관을 열어보는데 그곳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때 병원에서 자신을 보고 딸의 이름을 불렀던 할아버지가 엘라에게 종이 한 장을 찢어주는데, [노인을 공경하라]라는 문구가 적혀있었죠. 그 사이 라우라는 집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 있던 할머니를 보게 됩니다. 너무도 이상한 광경에 놀란 엘라와 라우라는 집으로 들어가고, 엘라는 자나를 확인하러 나갈 테니 노아를 확인해보라고 합니다.
자나의 집에 도착한 엘라는 너무도 괴상하게 죽어있는 자나 부부를 보게 되고, 숨어있던 주동자 할아버지와 자나의 드레스를 입고 있는 할머니를 보고는 놀라서 도망칩니다. 집으로 돌아온 엘라는 노아가 없어지자 이성을 잃고, 전남편과 킴도 마을이 노인들로 인해 쑥대밭이 된 것을 보고는 엘라를 찾아왔습니다. 노아를 찾기 위해 집 밖에 무리 지어 서 있는 노인들을 향해 소리 치는 엘라. 자신의 아버지도 함께 있는 것을 보고는 더욱 분노하며 소리치죠. 엘라와 전남편이 밖으로 나온 사이, 집 안에서 라우라의 비명이 들립니다.
바로 주동자 할아버지가 집 안으로 들어왔던 것! 라우라를 구하기 위해 집으로 들어가고, 사투를 벌이다 주동자 할아버지를 감금하는 데 성공합니다. 노아는 할아버지가 다락에 안전하게 숨겨두어 큰 일 없이 다시 찾을 수 있었죠. 일단 날이 밝을 때까지 기다리려는 가족들을 보니 킴은 질투가 나고, 엘라를 기절시켜 몰래 현관 밖으로 던져둡니다. 정신을 차린 엘라는 멀리서 자신의 아버지가 조용히 하라는 듯 보내는 손짓. 하지만 이미 몰려온 노인들에 의해 다급히 현관을 두드리고, 집 안으로 들어가지만 전남편은 죽게 되고, 킴도 자신이 한 짓에 자살을 합니다.
노인들이 집에 불까지 지르자 다른 곳으로 도망가야 하는 그들은 숨겨진 비밀통로를 통해 자나의 집까지 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뒤따라온 노인들에 의해 결국 엘라도 죽게 되고, 라우라와 노아만 도망쳐 나온 상황. 현관 앞에 할아버지가 서 있었고, 그 옆에 나타난 주동자 할아버지한테 붙잡히게 된 라우라도 이젠 죽게 되었습니다. 죽기 직전 라우라는 가족노래를 부르는데, 노랫소리에 무언가 정신을 차리는 듯한 할아버지들. 재빨리 라우라의 할아버지가 정신을 차리곤 주동자 할아버지를 죽이고 맙니다. 그리고 정신이 돌아온 듯 손자와 손녀를 꼭 끌어안죠.
해안가에 라우라의 친구가 보트를 타고 오기고 했고, 다행히 할아버지와 함께 바닷가까지 도망친 그들은 보트를 타고 탈출하는 데 성공합니다. 저 멀리 노인들이 쳐다보고 있지만 이젠 그들을 따라올 수가 없었죠.
나이가 들수록 점점 약해지고 갈 곳이 없어져 보호받아야 하는 노인들을 주제로 한 영화 '올드 피플'. 젊은 사람들은 점점 도시로 나가고 남은 노인들이 그들의 터전을 지키고 있는 것 같지만, 노인들의 입장에서는 버림받은 기분이었겠죠. 요양원에서도 제대로 된 보호를 받지 못하니, 살아도 살아있는 것 같지 않은 기분. 이러한 것들이 결국 노인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던 것입니다. 어둠의 망령이 노인에게 스며들어 아무 이유도 없이 사람들을 마구 죽이는 분노를 말이죠.
엄청난 긴장감과 노인들의 분노가 주는 공포감이 정말 무서웠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공포감이 순식간에 줄어든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드레스를 입고 있던 할머니가 무언가 역할이 있을 것 같은데 아쉽게 끝나버렸고, 라우라의 할아버지도 가족을 도와주지만 노인들 속에 어쩔 수 없이 속해야한다는 느낌이었는데, 마지막엔 정신을 차리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중간중간 단서와 설명이 부족해 놓치는 캐릭터와 전개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볼 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엔 결국 가족의 사랑이 그들도 극복하게 만든다는 것. 모두들 누군가의 가족이었고,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았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을 노인들. 라우라가 떠나며 이곳이 아닌 다른 여러 지역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 마지막 내레이션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틀린 말이 아니었으니까요. 미리 경고해주는 듯한 영화 '올드 피플'.
"젊은 사람들이 노인들의 분노를 막을 기회가 있었냐고 물었지만 할아버지는 웃으며 쇠약한 노인네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기회는 있었다. 언젠가 기회는 있었다."
더 스트레인저 (The Stranger, 2022) (0) | 2022.10.29 |
---|---|
그 남자, 좋은 간호사 (THE GOOD NURSE, 2022) (0) | 2022.10.28 |
해리건 씨의 전화기 (Mr. Harrigan's Phone, 2022) (0) | 2022.10.10 |
엔드 오브 더 로드 (End of the Road, 2022) (0) | 2022.10.06 |
아이 케임 바이 (I came by, 2022) (0) | 2022.09.29 |
댓글 영역